경남 기초의회 최초 ·1년 임기 상설 운영 조례안 추진원 구성 협상 연계 의혹, 상임위 무력화·권한 집중 우려
  • ▲ 진주시의회가 추진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상설화를 놓고
    ▲ 진주시의회가 추진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상설화를 놓고 "예산 심사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보다 권한 집중과 정치적 셈법이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진주시의회가 추진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상설화를 놓고 '예산 심사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보다 원 구성 협상용 카드로 활용됐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1년 임기의 상설 예결특위가 특정 의원들에게 예산 심사 권한을 장기간 집중시키는 구조라는 점이다. 

    진주시의회는 예결특위를 기존 비상설 방식에서 1년 임기 상설기구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진주시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지난 16일 열린 제275회 임시회에서 최민국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예결특위는 회기 때마다 구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1년간 동일한 위원들이 활동하며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 결산 등을 지속적으로 심사하게 된다. 의회는 이를 통해 예산 심사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집행부에 대한 재정 감시 기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예결특위 상설화가 기초의회 운영 특성에 맞지 않는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 측은 먼저 상임위원회의 기능 약화를 우려한다. 각 상임위원회가 소관 부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예비심사를 진행하는 만큼, 상설 예결특위가 이를 반복적으로 수정하거나 뒤집을 경우 상임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예산 심사 권한이 특정 의원들에게 장기간 집중될 가능성도 문제로 지적한다. 현재처럼 비상설 방식으로 운영하면 전체 의원들이 순환하며 예산 심사에 참여할 수 있지만, 상설화될 경우 예결특위에 포함되지 않은 의원들은 1년 동안 핵심 예산 심사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정활동 부담도 쟁점이다. 현재 의원 정수와 정책지원관 등 의정 지원 인력을 고려하면 상임위원회 활동과 예결특위 업무를 동시에 1년 동안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과도한 부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경남지역 18개 시·군의회 대부분이 예결특위를 비상설로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례 개정 추진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10대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예결특위 위원장직을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후 예결특위를 상설화하는 조례안이 발의되면서 "위원장 자리를 원 구성 협상의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결특위 상설화 자체의 필요성과 별개로, 위원 구성 방식과 연임 제한, 위원 순환제, 상임위원회 간 균형 참여 등 권한 분산 장치를 함께 마련하지 않을 경우 특정 정당이나 일부 의원에게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예산 심사의 전문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상임위원회의 권한을 존중하고 모든 의원이 균등하게 예산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