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경상남도와 창원시 사이에 묵은 갈등이 폭발했다. 지역 발전을 두고 벌어진 행정조직상 상급기관과 하급기관 사이에 벌어진 충돌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안상수 창원시장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시민을 위해서 행정을 할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되지도 않을 정치적 놀음을 하면서 그게 어떻게 올바른 행동인가. 
    앞으로 창원시하고 공동으로 사업 추진하는 것은 단 한건도 없을 것입니다. 광역시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해요. 
    한두번 애 먹여도 우리가 꾹 참고 2년 동안 참았던 거야 , 2년 동안. 이제 막판에 와서 우리도 직원을 전부다 마치 (로봇랜드사업 관련해)대기업에 특혜 준 양 그런 식으로만 발표하고 문책 운운하니까, 그것은 도 직원 전체를 모욕한 거야.. 일개 창원시장이...앞으로 공동사업 없어요.  <홍준표 경남도지사>

    창원시 서성동 집창촌 철거, 명품 야시장, 로봇랜드사업 등 홍준표 지사의 주요 지역발전사업들이 추진 과정에서 사사건건 창원시의 반대로 무산되거나 답보상태에 빠지자 폭발한 것이다.
    홍준표 지사가 서성동 집창촌 폐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동대문구 국회의원 시절 청량리 588로 불리는 집창촌을 폐쇄한 경험 때문이다. 청량리588이 있던 자리에는 58층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섰다. 
    2013년 2월 경남도는 서성동 집창촌 폐쇄를 추진했으나 창원시가 자신들의 소관이라며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중단됐다. 창원시는 지금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마산 명품야시장사업은 홍준표 지사의 역점사업인 진해글로벌테마파크와 연동된다.  글로벌테마파크가 진해에 만들어지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야시장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킹한 명품야시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창원시는 추진이 어렵다고 경남도에 통보했다. 
    홍준표 지사의 인내심을 건드린 것은 로봇랜드사업을 둘러싼 지난 20일 안상수 시장의 ‘공무원 문책’ 발언이다.
    아직 관계 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로봇랜드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대우건설과 상호투자확약을 체결하고, 마치 이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된 것처럼 마음대로 자료를 냈다.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경남도와 창원시가 반반씩 투자하는 사업이다. 그런데도 재단에서 마음대로 하려 한다. 
    이런 경우가 또 발생하면 (담당 공무원을) 문책하겠다.  <안상수 창원시장>


    안상수 창원시장은 사업주체인 경남로봇랜드재단에게 재정 부담을 우려된다며 시공 및 운영과 관련한 주관사와의 협약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단은 이를 무시하고 대우건설과 상호 투자확약을 체결했고 이달 안에 최종실시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재단측은 일 처리 과정의 미숙함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대우건설과의 협상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안상수 시장이 발끈한 이유다. 
  • 경남도와 창원시의 갈등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해글로벌테마파크의 사업 주체인 경남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창원시와의 공동사업을 포기하고 창원시와 토지분할을 완료하고 단독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경남도와 창원시의 이 같은 갈등은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안상수 시장이 일련의 사업과 관련해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이다. 몽니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란 홍준표 지사의 입장이 이해는 가지만 상급기관 책임자로서 보여 줄 모습은 아니란 지적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