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을 관광하고 최근 돌아온 동남아 관광객들이 예정에도 없던 비행 일정 변경과 과도한 통제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3일 태국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태국인 93명 등 동남아 지역 관광객 130여명은 지난 2일 6박7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 북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 북한 관광에 나섰으나 비행기 탑승 직후 부터 황당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관광객들은 싱가포르에서 평양으로 직행할 것으로 믿었던 고려항공 전세기가 급유를 위해 예정에도 없던 베트남 호찌민 공항에 착륙, 비행시간이 길어지자 여행 시작부터 기분을 망쳤다.

    관광객들은 출발지인 싱가포르에서 급유를 하지 않고 사전 통보도 없이 고려항공이 단지 급유를 위해 베트남에 착륙한 것을 알고는 고려항공의 처사를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관광업계 소식통들은 싱가포르 창이 공항내 항공유 공급업체들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급유를 거부했으나 그 이면에는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고려항공이 급유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지 확신할 없다는 것이 급유 거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동남아 관광객들은 예정에도 없던 베트남 경유로 인해 당초 7시간 예정이던 비행시간이 10시간으로 3시간 정도 길어지는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은 또 북한 입국 이후에도 북한 당국의 과도한 통제와 일반 주민과의 접촉 통제 등으로 `박제된 관광'을 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업계 소식통들은 "고려항공의 낙후성과 안전도·서비스 등에 대한 국제 항공업계의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불편 감수는 물론 항공사고의 위험까지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