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정상간 대화 공개한 것도 도마 위에 올라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5일(한국시각)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지 동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5일(한국시각)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지 동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집권여당 대표의 미국 순방이 설화에 얼룩지고 있다.

    비공개가 원칙인 정상간 대화를 마치 현장에 배석한 듯 유포하는가 하면, 국익과 민감하게 관련된 국가 간의 상호 조약에 관해 폐기 불사를 운운하는 등 발언의 수위가 집권여당 대표답지 않게 정제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래, 연일 설화(舌禍)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15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유명 한식당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미 정상의 비공개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꼭 통일을 해야 하느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물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솔직하게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다 이해했다"고 말했다.

    정상 간의 비공개 대화를 현장에 배석하지도 않았던 추미애 대표가 발설한 것이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외교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을 앞장서 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정상회담 이후의 브리핑은 양측이 면밀하게 협의해 발표 가능한 내용을 조율해서 설명한다는 점에서, 비공개를 전제로 한 대화를 맥락에 관계없이 끊어 한 단락만 설명하는 것은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경솔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미애 대표는 이튿날인 16일 새벽(한국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방미 동행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면 (한미FTA를)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감한 발언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먼저 나서서 우려를 표할 정도였으나 추미애 대표는 "왜, (폐기)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정말 화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여당 대표가 현지에서 '한미FTA 폐기 불사론'을 외칠 경우, 마찬가지로 '폐기' 가능성을 거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기화삼아 우리 협상팀을 더욱 압박해올 수도 있어 향후 협상 과정에서 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미애 대표는 당이 나서서 정부의 협상력에 힘을 싣겠다는 짧은 생각이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태"라며 "하물며 그 이유가 '정말 화가 나서'라고 하니, 감정적인 대응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