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인도-태평양 라인 관련 '미국과 발 안맞춘다'고 했지만…'사드'는 여전히 걸림돌
  • ▲ 1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 모습. ⓒ청와대 제공
    ▲ 1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사드 문제는 제쳐 두고 양국 관계는 별개로 정상화 발전시켜나가자는데 양국이 합의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여전히 사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관계 정상화 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의 프레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와 연쇄 회담을 통해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그런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 연중 방중을 초청받고 수락했다"며 "아마도 다음달 있을 방중이 양국관계 발전에아주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국제 정상회의 도중 여러나라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해서 각 나라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며 "(동남아 순방을 통해) 신남방정책을 천명했고 그에 대한 아세안 각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기자 간담회 직후 취재진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이야기를 꺼낸 것에 대해 물었다. 오는 12월 문 대통령의 방중 때 시 주석이 사드 문제를 다시 거론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양국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간 협의 결과에 '사드 문제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했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에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의 외교 실무 차원에서 합의가 됐던 것을 양 정상 차원에서 다시 확인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이해한다"면서도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중국이 사드에 찬성입장이 된 것도 아니고 여전히 사드에 대해서 중국 안보 이익에 침해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는 아마 다음 방중 때는 사드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게 기대하고 있고, 그때는 양국 관계를 더욱 더 힘차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그렇게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취재진은 또한 문 대통령에 '인도 태평양' 문제에 대해 물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순방 당시인 지난 8일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하였다'고 명시했지만, 다음날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일본이 인도·퍼시픽(India-Pacific) 라인이라고 해서 일본·호주·인도·미국을 연결하는 그런 외교적 라인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편입될 필요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협력이라는 부분은 우리로서는 처음듣는 제안이었다"며 "경제 분야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지만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협력의 축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취지를 정확히 알기가 어려워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앞으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듣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주장하는 인도-태평양 라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공표했지만 결국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핵과 관련해 아세안·동아시아 국가들에 지지를 끌어냈다고 자평했다. "아세안 국가들을 포함한 동아시아 모든 나라들로부터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지지를 끌어내는데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도 북핵문제 불용이라는 우리 입장에 대해 완전하게 지지를 해줬고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인프라·중소기업·금융·서비스·방산·중소기업·스마트 시티까지 많은 분야들에 대해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며 " 2020년까지 교역 2천억불로 늘리기로 합의하는 실리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