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건설·번영시키는건 어려워도, 파괴·쇠퇴시키는건 쉽다" 일침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일부 친문재인 성향의 시위대를 뒤로 하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사를 소개하기 위해 바레인 문화상의 초청을 받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일부 친문재인 성향의 시위대를 뒤로 하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사를 소개하기 위해 바레인 문화상의 초청을 받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해외로 나서며, 문재인정권의 적폐청산 광풍(狂風)을 향해 "새 정부 들어 사회 모든 분야에서 분열이 깊어졌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2일 바레인 문화 장관의 초청으로 고위공직자 특강 차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정권교체 이후 계속되는 정치 보복과 국론 분열에 우려를 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공항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며 기대를 했지만, 지난 6개월간 적폐청산의 명목으로 이뤄지는 일을 보면서 이게 과연 개혁인지, 감정풀이나 정치보복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외교·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한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온 세계가 칭송하듯이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내에 민주주의도 이뤘고 경제번영도 이뤘다"며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부정적인 측면을 고치겠다고 나서다가 긍정적인 측면까지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우리 국회를 방문해 국빈 연설을 한 자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우리의 현대사를 높이 평가한 맥락을 인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 국가를 건설하고 번영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우나, 파괴하고 쇠퇴시키는 것은 쉽다"며 "정부가 국민의 불안을 털어버리고 힘을 모아 앞으로 전진해서 튼튼한 외교·안보 속에서 경제를 발전시킬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고언했다.

    현 정국에 대한 간단한 소회를 피력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전에 예고했던대로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이후 공항에 환송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상에 어느 정부가 그런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겠느냐"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댓글부대'와 관련한 주장들을 "세간의 허황된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정치댓글을 옹호할 생각이 없으며 잘못된 것은 밝혀지고 처벌받는 게 맞다"면서도 "시시콜콜 (정치댓글 관련 사항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극소수의 親문재인 성향 시위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와 적폐청산 등을 외치며 소란을 일으켰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에 관계없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관련한 특강을 하러 출국해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적의 성장사를 극찬했지만, 외국 정부에서 한국의 성장 비결을 가르쳐달라고 공식초청받아 나가는 것인데 출국을 금지시키라고 시위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