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北젊은 여성들, 초급 지휘관들과 장기복무자 외면”
  • 북한군의 선전 포스터용 사진. 현실에서 북한군은 여성들의 기피로 노총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북한군의 선전 포스터용 사진. 현실에서 북한군은 여성들의 기피로 노총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최근 북한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군 초급지휘관과 직업 군인들을 외면하는 바람에 ‘노총각’이 급증하고 있어 당국이 여성들에게 ‘정신교육(교양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8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당국이 젊은 여성들에게 ‘계급이 낮은 지휘관과 직업 군인들을 외면하지 말라’는 교양사업(정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일부 군부대 사례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처음 언급한 군부대는 양강도 갑산군 동점구, 5.1 노동자구, 대중리 등에 주둔하고 있는 제43산악 경보병 저격여단(제682군부대)였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이 부대는 한때 워낙 난폭해 과거 러시아 무정부주의 군사조직의 이름을 따 ‘마흐노 부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 부대에 붙은 별명은 ‘노총각 부대’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제43산악 경보병 저격여단은 과거 무법자 범죄 집단이라는 뜻에서 ‘마흐노 부대’라고 불렀다”면서 “그러나 ‘마흐노 부대’라는 이름은 이제 옛말이고 지금은 ‘노총각 부대’로 더 많이 불린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제43산악 경보병 저격여단에는 유독 노총각이 많다고 한다. 소대장을 맡는 초급 지휘관이나 장기 복무자인 기술병 대부분이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양강도 갑산군은 철길조차 없는 산골로, 여기에 주둔한 제43산악 경보병 저격여단 장병들과 결혼한 여성들은 산골짜기에서 평생 뙈기밭이나 일구고 가축이나 키울 수밖에 없다”면서 “도시 구경을 하고 싶어도 교통수단이 없어 나갈 수가 없다”며 여성들이 이 부대 장병들과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성들이 북한 군인과의 결혼을 기피하는 것은 제43산악 경보병 저격여단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군부대, 특히 특수부대들은 기밀유지를 위해 민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시집을 가려는 여성이 없어 노동당 중앙도 속을 썩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차원에서 여성들에게 ‘군인들과의 결혼은 사회적 미풍’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오죽하면 당 차원에서 그러겠느냐”며 “여성들 입장에서는 결혼한다고 해도 소대장 이하 초급 지휘관이나 장기복무 병사들에게는 배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농촌 여성들조차 이들을 외면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난 9월 초 노동당 중앙에서 소대장과 장기복무 군인들과 결혼하는 여성에게는 소속 기업소나 협동농장에서 가구와 살림살이들을 마련해주라는 지시까지 내려왔지만, 여성들은 이런 지시에도 코웃음만 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여성들은 결혼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20년 전 ‘고난의 행군’이 한창일 당시 여성들이 보따리 장사를 하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북한 사회 분위기 또한 중국처럼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 퍼졌다. 노동당 간부들조차도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돈주’와 함께 돈벌이에 급급한 상황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수입이 좋은 직업을 갖고 있거나 괜찮은 장사거리를 가진 남성이 아니면 결혼조차도 어렵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