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기밀해제 문서 “시아누크 前캄보디아 국왕 통해 친서…美측 답변도 안 해”
  • ▲ 기밀해제된 美CIA 문서에 따르면, 김일성이 1984년 리처드 닉슨, 헨리 키신저에게 방북 초청장을 보냈으나 무시 당했다고 한다. ⓒ美RFA가 보도한 기밀해제 CIA 문서관련 화면캡쳐
    ▲ 기밀해제된 美CIA 문서에 따르면, 김일성이 1984년 리처드 닉슨, 헨리 키신저에게 방북 초청장을 보냈으나 무시 당했다고 한다. ⓒ美RFA가 보도한 기밀해제 CIA 문서관련 화면캡쳐


    1980년대 김일성이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뒤 조용히 지내던 리처드 닉슨 前대통령 등에게 방북 초청장을 보냈지만 완전히 무시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같은 사실은 1984년 11월 美중앙정보국(CIA)이 작성한 ‘김일성이 유명한 미국인들을 북한으로 초청했다(Kim Il-Song invited prominent Americans to visit DPRK)’는 기밀 문서가 공개되면서 드러났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美CIA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84년 11월 15일 노로돔 시아누크 前캄보디아 국왕이 김일성의 방북 초청장을 리처드 닉슨 前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前국무장관, 당시 美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장이던 스티븐 솔라즈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아누크 前캄보디아 국왕은 닉슨 前대통령과 키신저 前국무장관으로부터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마 유일하게 답변을 보낸 스티븐 솔라즈 美하원의원은 “나의 방북 목적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어야 하고,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과 소련을 설득하라”라는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김일성이 유명 미국인을 초청해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던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당시 美CIA는 “김일성이 닉슨, 키신저 등을 초청하려 했던 것은 이들이 미국의 대중 정책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처럼, 美정보기관들은 북한이 미국의 전·현직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부를 때는 의도가 있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유명인 가운데 지미 카터 前대통령이나 데니스 로드맨처럼 ‘세간의 관심’에 굶주린 사람들은 이 같은 북한 정권의 의도를 외면하고 마음껏 방북하기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