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中유조차에 있던 휘발유 5톤, 러시아제 소방차로 옮겨”
  • 최근 北양강도 혜산시 보위부가 中밀수업자로부터 휘발유 5톤을 넘겨받을 때 소방차를 동원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사진은 2014년 4월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소방차 수십 대를 기증할 당시 모습. ⓒ유튜브 관련영상 화면캡쳐.
    ▲ 최근 北양강도 혜산시 보위부가 中밀수업자로부터 휘발유 5톤을 넘겨받을 때 소방차를 동원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사진은 2014년 4월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소방차 수십 대를 기증할 당시 모습. ⓒ유튜브 관련영상 화면캡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필두로 미국, EU 등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김정은 정권이 각 기관에 ‘밀수’를 권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의 지방 보위부 또한 ‘밀수’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한 지방 보위부가 한 ‘밀수’가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0월 5일, 北양강도 혜산시 보위부가 중국 밀수업자로부터 휘발유를 넘겨 받았는데 그 수법이 하도 기발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당시 밀수에 참여한 국경경비대 병사들을 통해 흘러 나왔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 오전 3시 혜산시 보위부는 중국 밀수업자에게 대북제재 품목인 광물을 넘긴 대가로 휘발유 5톤을 넘겨받기로 하고, 약속장소인 양강도 보천군 가림리 봉수작업반 인근으로 나갔다고 한다.

    혜산시 보위부는 밀수한 휘발유를 운반·판매하기 쉽게 드럼통에 넣어 가져와 달라고 중국 밀수업자에게 요청했고 이를 옮기기 위해 국경경비대 병사들도 동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 밀수업자가 대형 유조차에다 휘발유를 담아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고 한다. 혜산시 보위부는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고. 이렇게 밀수가 허사로 돌아갈 상황일 때 무전기를 든 지휘관 한 사람이 본부와 통신을 하더니 “곧 우리 측 유조차가 올 것”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한다.

    한 시간 후, 이곳에 나타난 것은 유조차가 아니라 러시아제 소방차 2대였다고 한다. 혜산시 보위부는 中밀수업자가 가져온 유조차에서 소방차로 휘발유를 모두 옮겼고, 밀수는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있던 혜산시 보위부원과 국경경비대 병사들은 어이없어 하며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부가 中밀수업자에게 휘발유를 넘겨 받은 수법이 그야말로 소설감이라는 게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보위부가 중국 유조차에 실려온 휘발유를 소방차로 넘겨받은 사건은 양강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쫙 퍼졌다”면서 “급한 상황에서 소방차로 휘발유를 옮길 생각을 해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무역이 막히자 보위부까지 밀수를 한다는 사실보다는 보위부의 기발한 밀수 방법에 주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위부의 밀수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보위부까지 동원해 밀수를 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 국경 지대를 통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밀수를 하다 적발될 경우 북한이야 어차피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시할 것이다. 중국은 “개인들의 밀수 행위였다”고 발뺌하며 “용의자들을 처벌했다”고 밝히면 그뿐이어서 이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