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이틀간 방문진 상대 현장 점검,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 노골화
  • 13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효성 방통위원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3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효성 방통위원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상대로, 현장점검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방통위가 방문진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현장점검은 25~26일 이틀간 실시될 예정이다.

    주요 점검 항목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MBC 경영 관련 방문진의 관리 현항, 내부 감사 조치, 외부 청원 처리 실태 등이다.

    앞서 방통위는, 방문진에 MBC 관리·감독 관련 실태조사를 목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방문진이 “전례가 없다”며 반발하는 등 양 측은 날선 신경전을 벌여왔다.

    방문진은 15일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요구할 수 있는 자료요청에만 응할 것”이라며 선별적으로 자료를 제출했다.

    방문진이 제출을 거부한 MBC 관련 자료는 기본운영계획, 상하반기 운영계획, 중장기 방송 경영정책 보고서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가 현장점검을 강행하자, 그 목적이 방문진 이사진 물갈이를 위한 방통위의 압박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문진 이사진은, 고영주 이사장을 비롯 구 여권 추천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방송 정상화’란 미명 아래 ‘김장겸 MBC 사장 교체’를 서두르고 있는 방통위가 목적을 달성하려면,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의 물갈이가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방통위에 "방문진을 철저히 감사하라"며 이효성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방통위가 인위적인 방송사 경영진 교체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정부 여당의 ‘방송 장악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나고 있다. 김석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과도하게 (방문진 및 MBC 사태에) 개입할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효성 위원장은 “도저히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방문진 이사진 및 김장겸 사장 퇴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 및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달 4일부터 정치파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