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 평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기름값 크게 올라"
  • 평양의 기름값이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손님과 주유소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AP/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의 기름값이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손님과 주유소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AP/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양 시내 연료 가격이 지난 9월 21일부터 갑자기 크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을 인용,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평양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기름값이 오르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은 ‘미국의 소리’에 보낸 이메일에서 “6차 핵실험 전후로 1kg당 1.6유로(한화 약 2,171원) 수준을 유지하던 휘발유 값이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2.3유로(한화 약 3,121원)로 급등했다”면서 “1kg당 1.7유로(한화 약 2,307원)였던 경유도 21일을 기점으로 2유로(한화 약 2,714원)로 올랐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지난 1월 1일 당시 평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kg당 0.75유로(한화 약 1,017원), 경유는 0.84유로(한화 약 1,140원) 선이었다”면서 “그런데 지난 4월 20일을 전후로 휘발유 1.4유로(한화 약 1,900원), 경유 1.5유로(한화 약 2,035원)로 가격이 2배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외교관은 “지난 8월 12일에는 휘발유 1.6유로, 경유 1.7유로(한화 약 2,307원)으로 소폭 오른 뒤 4개월째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북한 주민들은 다른 수단을 통해 ‘휘발유 쿠폰’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지만 외국인은 주유소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기름값 상승이 외국인을 겨냥할 것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북한 전문매체인 日‘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미국의 소리’에 “최근 북한 북부 지역에서도 휘발유·경유 값이 급등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 8월 29일 1kg당 (북한돈) 8,500원이던 경유가 3주 만에 1만 2,500원으로 47% 상승했다”면서 “1kg당 1만 5,000원 하던 휘발유는 1만 8,750원으로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1달러를 북한돈 8,000원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북한 북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1kg에 2유로, 경유는 1.3 유로에 거래되는 셈이라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전역에서 기름값이 급등한 배경에 대해 “중국이 지난 9월 11일쯤 새로운 대북 경제제재를 발표했다”면서 “이 영향일 수도 있지만 상인들이 (기름을) 사재기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또한 북한 당국이 시장에 유통하는 기름을 줄인 탓일 수도 있으며, 그 외에 또 다른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美조지타운大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미국의 소리’에 “중국이 대북석유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기름값이 올랐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이 정제유 수출 상한선을 연간 200만 배럴보다 더 낮출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기름을 미리 사놓으면서 가격 상승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