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조사국 “어떤 국제협약도 위배 아냐…B61 계열이 최적”
  • 미군이 현재 개발 중인 전술핵무기 B61-12 시험발사 장면. 수백 미터 암반층 아래를 파괴할 수 있다. ⓒ유튜브 '에어 밀리터리 소스' 채널 캡쳐.
    ▲ 미군이 현재 개발 중인 전술핵무기 B61-12 시험발사 장면. 수백 미터 암반층 아래를 파괴할 수 있다. ⓒ유튜브 '에어 밀리터리 소스' 채널 캡쳐.


    美정부가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 해달라”는 한국 내 여론에 부정적인 응답을 내놓은 가운데 美의회조사국(CRS)이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도 괜찮다”며 그 종류와 방법까지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2일 “최근 美의회조사국(CRS)이 발표한 ‘美핵무기의 한국 재배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해도 양국 간 협약은 물론 美핵무기를 제한하는, 그 어떤 국제협약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CRS는 보고서에서 ‘소련과 합의한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협정(INF)에 따르면, 사거리 500~5,500km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만 한국에 배치하지 않으면 된다’며 ‘현재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 비축분 가운데 한국에 배치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B61 계열”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CRS는 “1991년 당시 조지 H.W.부시 美대통령이 전 세계에 배치해 놓은 미군 전술 핵무기를 모두 철수시켰다”면서 “현재 남아 있는 B61 핵폭탄은 B-2 스텔스 폭격기, F-15, F-16 전투기에 장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美CRS는 보고서에서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국 배치는 북한 공격을 억지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 맞는다”면서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면 북한에 대한 억지력 확보와 한국민에게 가시적인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유사시 북한의 공격에 빠른 핵무기 대응이 가능하고,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는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美CRS는 다만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할 때 핵폭탄 저장고 건설과 관리·운용 담당인력을 훈련하고 배치해야 하는 일을 준비하고, 전술핵무기 배치 비용과 위험이 그 효과 이상이라는 점, 북한의 핵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비용 문제로 미군의 다른 군사역량 증강에 필요한 자금을 빼앗아간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美CRS는 “美국방부는 핵전략의 근간인 ‘핵 태세 점검(NPR)’을 실시 중으로,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 공론화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 “만일 美정부가 북한에 신속히 핵반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한국에 배치하지 않고 해상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美CRS는 또한 보고서에 美의회가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했을 때의 영향과 비용을 점검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정책과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담았다고 한다.

    美CRS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와 美의회를 직접 움직일 수는 없지만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어서 향후 어떤 영향을 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1958년부터 1991년까지 한국에 핵지뢰, 자주포용 핵포탄,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바 있다. 그 수가 최대였을 때는 1960년대 중반으로 900개 이상의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