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해 보고 받을 것"
  • 미국이 30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사진은 B-1B '랜서'.ⓒ美공군
    ▲ 미국이 30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사진은 B-1B '랜서'.ⓒ美공군

    미국이 30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반도 상공에 B-1B 2대를 전격 전개했다. 괌에서 출격한 B-1B 편대는 일본 영공에서 자위대 F-2 전투기와 연합 작전을 수행한 뒤, 한반도 영공에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연합작전을 펼쳤다.

    테렌스 오샤네시 미국 태평양 공군 사령관은 "북한은 해당 지역 안정에 있어 가장 시급한 위협”이라면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즉각적이고 치명적이며 압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1B는 이번 출격에서 실사격 훈련은 하지 않고 대북 무력시위 비행만 한 후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일본 방위상을 겸직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에서 이번 훈련과 관련, "일·미 동맹 전체의 억지력과 대처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지역의 안정화를 향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8일에도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시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공개적으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B-1B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분류된다. 특히 B-1B 랜서는 미군 폭격기 가운데 가장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다. 최대 탑재량이 B-52,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에 34톤, 날개를 포함한 무장장착 포인트에 22.7톤에 달하는 폭탄을 실을 수 있다.

    B-1B는 일반적인 500파운드(224kg) 폭탄은 84발, GBU-38 JDAM 폭탄은 48발을 탑재할 수 있다. B-1B는 1만 5,000m 상공에서 마하 1.25(1,340km/h)의 최대 속도로 날아간다. 최대 순항거리는 1만 1,998km, 최대 상승 고도는 1만 8,000m다.

    미국이 '죽음의 백조'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킨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하계휴가에 돌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지난 29일 (대통령이 휴가를)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하루 늦춰졌다"며 "휴가 중에도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비상 상황에 대처할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휴가를 통해 강원도 평창과 경남 진해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8년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리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연차휴가를 다 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혀왔다. 국무회의 등을 통해서는 '국내 농어촌 여름휴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평창에서 올림픽 스타디움 등을 둘러보며 관계자를 격려한 뒤 알펜시아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오는 31일에는 경남 진해로 이동, 외부 접촉을 차단한 채 나머지 휴가를 보낼 예정으로 전해졌다. 도중에 경남 양산의 사저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5일에는 상경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휴가에는 최소한의 수행 인력만 함께한다. 경호실장과 제1부속실장만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휴가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는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국내외 긴급·주요 사안에 대해선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차휴가는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5월 22일 경남 양산에 내려가 휴가를 사용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향후 정국구상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