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핵은 북한 체제의 딜레마… 포기는 체제 붕괴"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100 + 새로운 대한민국' 국정과제 보고대회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인사말 도중 관계자들에게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100 + 새로운 대한민국' 국정과제 보고대회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인사말 도중 관계자들에게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끌어내겠다고 선언한 직후, 미국 CNN은 북한이 지난 4일 ICBM을 발사한 데 이어 또다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북한의 도발 징후 포착으로 문재인 정부의 '2020 북핵 폐기 청사진'이 무색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2020 비핵화 도출 과제는 국민 모두가 바라는 희망사항일 뿐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9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북한과의 '완전한 핵 폐기' 합의 도출 시점을 2020년으로 선언했다.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북한은 약 2주 이내에 또다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미사일 발사를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CNN은 1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을 전했다. 이 관리자들은 최근 미국의 위성들이 북한이 추가 ICBM 또는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미사일 통제 시설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새 이미지와 위성 기반 레이더 방출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예측대로 북한이 2주안에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지난 4일 ICBM 발사시험 후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안에 재도발을 감행한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상호적대행위중단을 위한 남북군사회담을 제안하고, 2020년 비핵화 도출을 이끌어내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현실성에 물음표가 찍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2020 비핵화 과제' 성공 여부에 긍정적 평가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2020 비핵화 선언'에 대해 "하나의 목표일 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나 국민이나 모두 바라는 목표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 전 연구원장은 "핵에는 북한 체제 딜레마가 걸려있다"며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된다는 것은 북한 주민이 미몽에서 깨어나고 백두혈통 세습 권력체제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은 쉽사리 비핵화에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핵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상태다. 너무 많이 진전됐다"며 "비핵화 가능성이 100%없다고 못하지만 비핵화 과정에서 생길 복잡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불과 2~3년 안에 이루겠다는 것은 정부의 희망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은 전 세계를 향해 배 굶어가면서 만든 핵을 포기하려고 만들겠느냐며 수천 번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해왔다"며 "북한이 ICBM을 또 발사한다는 건 국제 규범과 비핵화 요구를 따를 의사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