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IRBM 요격한 것은 처음…지난 10년 동안 요격 시험 100% 성공
  • 美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최근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北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상정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5년 11월 웨이크 섬에서 시험발사 하는 '사드' 미사일.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美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최근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北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상정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5년 11월 웨이크 섬에서 시험발사 하는 '사드' 미사일.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美국방부가 최근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사드(THAAD, 종말고고도요격체계)’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美국방부 미사일 방어국(MDA)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하와이 북부 상공에서 C-17 글로브 마스터 수송기를 통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상정 표적을 알래스카 코디악 기지에서 쏜 ‘사드’로 요격했다고 한다.

    美MDA는 “이번 요격 시험 성공으로, ‘사드’는 지난 10년 동안의 시험에서 14발의 표적을 100% 요격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美MDA에 따르면, 이번 ‘사드’ 요격 시험은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발사한 것과 관계없이 몇 달 전부터 계획돼 있던 것이라고 한다.

    美MDA는 “IRBM은 美본토를 위협하는 미사일과 비슷하게 비행하도록 디자인 됐다”면서 “이번 ‘사드’ 요격 시험의 성공은 북한을 비롯해 미국에 공격을 가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국가들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美MDA의 ‘사드’ 시험 성공 발표를 두고 “이번 ‘사드’ 시험의 성공은 과거 시험 실패와 연기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긴장 상황 속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신뢰를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사드’의 표적 명중률은 美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요격용으로 만든 ‘지상기반 중간단계 방어체계(GMD)’의 55%보다 더 높다”면서 “GMD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이 일었지만 지난 5월의 북한 ICBM의 美본토 공격을 상정한 시험 발사에 성공하는 등 그 능력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美연방 회계감사국(GAO)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MDA가 ‘사드’가 IRBM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 않고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을 우려해 이를 괌에 배치했다고 지적했다”면서 “이는 ‘사드’가 사거리 1,800~3,100km 사이인 IRBM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 최근까지도 증명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북한에서 괌까지는 약 3,400km 떨어져 있으며, 북한이 美본토를 공격하려면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최소한 5,500k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이번 시험은 ‘사드’로 IRBM을 요격한 첫 사례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IRBM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보다 빨라 요격하기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면서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에 따르면 ‘사드’는 대기권 바깥과 안에서 접근하는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록히드 마틴’ 측을 인용해 “사드는 단거리·중거리·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전했다.

  • 지난 3월 오산 美공군기지에 도착한 '사드' 발사대 2기. 현재 한국에는 '사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차량, 레이더만 배치돼 가동하고 있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미군 기지에 보관 중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지난 3월 오산 美공군기지에 도착한 '사드' 발사대 2기. 현재 한국에는 '사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차량, 레이더만 배치돼 가동하고 있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미군 기지에 보관 중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英‘로이터 통신’은 “美MDA가 지난 6월 의회에 밝힌 바에 따르면,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52기 이상의 ‘사드’를 美육군에 납품할 예정이며, 이렇게 되면 美육군이 보유한 ‘사드’는 2011년 5월 첫 배치 이후 모두 210기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 정상이 회담 직후 사드의 한국 배치를 중단하라고 공동 성명을 내는 등 양국이 ‘사드’를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일각에서는 美국방부나 MDA의 발표, 주요 외신들이 보도하는 ‘사드’의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 가운데 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단거리 1,000여 기, 중장거리 800여 기 이상인데 어떻게 ‘사드’로 다 막을 수 있느냐”며 ‘사드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쟁 초기에 탄도미사일 1,800여 발을 모두 무차별 발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드’를 배치해 대도시와 산업단지 등 민간인 밀집 지역을 보호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레이건 정부 시절 ‘전략방위구상(SDI)’에 따라 1987년 설계를 시작한 ‘사드’는 개발 중단과 재개발을 반복하며 2008년에야 완성, 배치되기 시작했다.

    ‘사드’는 개발 과정이었던 1995년 4월 21일 첫 시험 때부터 1999년 8월의 11번째 시험까지 6번이나 요격에 실패해 결국 사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2000년 ‘록히드 마틴’이 총괄 개발을 맡은 뒤 2005년 11월의 재시험 때부터는 3번의 사격 취소를 빼고 11번의 요격 시험에 모두 성공했다.

    ‘사드’는 최대 요격고도 150km, 사거리 200km로, 이지스함에 장착하는 SM-3나 ICBM 요격용 GMD보다는 최대 요격고도도 낮고 사거리도 짧으나,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오는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도 지난 6월까지 ‘이지스 어쇼어’와 ‘사드’ 가운데 어떤 체계를 도입할 것인지 고민해 왔다.

    美MDA는 상대적으로 짧은 사거리와 낮은 요격고도라는 ‘사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거리 연장 사드(THAAD-ER)’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