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팎에서도 '한숨'… 우원식 "상의하지 않은 발언, 곤혹스럽다"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6일 무거운 표정으로 추미애 민주당 대표 돌출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뉴시스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6일 무거운 표정으로 추미애 민주당 대표 돌출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물밑 협력관계가 수포로 돌아갔다.

    당초 두 당은 정쟁 소지가 가득한 '문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 조작' 발언을 삼가하고 의정활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자 임명보고서 채택·일자리 추경 동참을, 민주당은 지도부를 필두로 한 '조작 관련 발언' 침묵을 각각 진행한 것이 그렇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협력관계는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돌출발언으로 국민의당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6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문준용 조작 논란' 관련 "(당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인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조작 사건을) 몰랐다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 발언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추미애 대표 발언은 '박지원·안철수 죽이기'라는 게 국민의당 주장이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날도 더운데 이 무슨 횡설수설인가"라면서 "국민의당은 조작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여당대표가 앞장서서 넘어진 사람 손가락을 밟고 서 있으니 정치적 금도를 한참 넘어선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당은 그러면서 추미애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추미애 대표 사퇴가 없다면 국회일정을 전면 침묵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즉 이날 국회 예결위에서 예정된 추경 심사는 불발된 것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미애 대표 발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추미애 대표 사퇴·사과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국민의당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머리자르기' 발언은 의도된 것으로 해석했다. 최명길 의원은 김동철 원내대표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추미애 대표는) 판사 출신의 당대표이자 여러번 국회의원을 했다"며 "정치를 오래한 분이 유사한 얘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은 말실수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 돌출발언에 민주당 안팎에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이제 국민의당과 합의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전 '(조작 발언) 하지 말자'고 했다. (추미애 대표 발언은) 곤혹스럽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추미애 대표 돌출발언이 원내지도부와 상의된 발언인가'를 묻는 질문엔 "상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선 추미애 대표의 이번 돌출발언은 작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국민의당이 반발할 것을 짐작은 했다"며 "또 이번 추미애 대표의 발언은 작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단독으로 만난 것과 비슷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해 추미애 대표는 김무성 대표를 야당 대표들과의 협의 없이 단독으로 회동을 강행해 논란을 빚은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