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문가들도 우려, 김태영 前 장관 "방미 후 변한 게 없어"
  •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뉴시스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뉴시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다시 드러내자 야권에선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햇볕정책(대북포용)'을 기조로 한 대북관으로 북한을 마주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비춰볼 때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정책기조를 정립해야 한다는 게 야권의 중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독일을 공식 방문해 북한이 행한 미사일 발사 도발 관련 '대화'로서 경색국면을 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방문 첫날 재독동포 200여명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새정부를 믿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화 의지'에 정치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 발언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된 분위기와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방문을 해서 약간의 대화 제재를 발표하려는 것 같다"며 "그중 인도적 지원, 남북 대화 재개 등 이런 걸 준비했을 것 같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지금 국면에서 대화를 얘기하기에는 생뚱맞지 않나"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백승주 의원은 6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무게 중심을 '대화'에 두기에는 국내외적으로, 국제사회적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국내 여론으로 봐서도 '대화'에 '무게 중심을 두기 힘들지 않나' 본다"고 이같이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불안한 외교안보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대해 '제재와 대화', 이를 병행한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노선. 이것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제가 볼 땐 (미국 측에서) '그것을 한 번 해보라' 식의 묵인 정도.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등장했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 후) 변한 게 없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엉뚱한 소리를 했고, 이런 것들이 쭉 이어지니까 미국도 의심스로운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협상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 미국 쪽도 '그래 한 번 해봐라' 식으로 지켜보는 모습"이라며 "그런데 북한은 우리하고 대화를 안 하고 있다. 결국 한미동맹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영 전 장관이 지적한 문정인 청와대 특보의 발언은 지난달 16일 등장했다. 당시 문정인 특보는 한국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미사일 활동을 중단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미동맹을 저해하는 성격이 짙다는 게 중론이었고, 문정인 특보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