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행 발급 카드로 월급 준다 해놓고 약속 안 지켜…3년 일해도 쥐는 돈 없어
  • 북한에서는 최근 해외파견 근로를 기피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6월 쿠웨이트 파견 北근로자들이 처우 등에 불만을 품고 파업했을 당시 YTN이 소개한 北선전영상. ⓒYTN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에서는 최근 해외파견 근로를 기피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6월 쿠웨이트 파견 北근로자들이 처우 등에 불만을 품고 파업했을 당시 YTN이 소개한 北선전영상. ⓒYTN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해외 파견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은 “여행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해외에서 생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최근 대흥총국 산하 외화벌이 기관에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을 모집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젊은 청년들과 여성들이 해외 근로자로 파견가는 것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해외 파견근로자 모집 공고문을 평양 공공장소에 게시했지만 신청자가 몇 명에 불과했다”며 “해외 파견근로자로 뽑히기 위해 뇌물까지 바치며 경쟁하던 것은 이제 옛말”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해외 파견근로에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근로환경과 낮은 월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도 높은 근로를 강요받으면서 월급도 제대로 못 받는 해외 파견의 실상이 귀국한 사람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해외 파견근로자들이 외부와 격리된 공간에서 지내면서 하루 14시간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기업소가 통째로 해외로 파견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노동당 간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녀들을 해외 파견대상에서 빼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해외파견 기업소는 근로자들의 불만 때문에 철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中단둥에서 제조업을 하던 일부 외화벌이 기업소가 지난 6월 말에 철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외화벌이 실적 부진도 원인이지만 근로자들의 불만이 위험한 수준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월급을 조선중앙은행에서 발급한 카드로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카드에 돈이 얼마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3년 뒤에 기한을 채우고 귀국한 후에야 월급이 제대로 입금되지 않았음을 알고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해외 파견근로자가 귀국하면 바로 집에 갈 수 있었는데, 지난 5월부터는 귀국한 뒤 평양 견학과 금수산기념궁전 참배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 드는 비용을 모두 근로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해외 파견근로자 대부분은 3년 동안 해외에 나가 감옥 같은 곳에서 중노동에 시달리다 와도 손에 쥐는 돈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