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野 대립에 끌려가는 입장… "경색된 정국 어떻게 풀꺼냐"
  •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장관후보자 임명 강행에 따라 청와대와 야3당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일주체인 집권여당의 모습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국 경색과 국회 공전을 풀 책임은 집권여당에게 있는데도, 청와대의 강경 드라이브에 끌려가며 야당에 대한 유화책 등을 주도적으로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6일 안경환 법무부장관후보자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18일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자 정국 경색의 분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일제히 '인사책임론'을 추궁하는 반면, 여당은 '마녀사냥'이라고 되받아치고 있다.

    당초 인사 정국에서 정부·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야당의 '채택 불가' 입장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야당이 반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임명을 정부·여당이 강행한 것은 하나의 예다. 이에 야당은 반발했고, 정국은 경색 국면으로 돌변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경색된 국면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가 협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들이 존재한다. 문재인정부의 남은 내각 인사들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개편안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색된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이 안경환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야당에 유화책을 써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여당은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이 안경환 후보자 사퇴와 관련, 정부·여당 책임론을 주장하자 민주당은 '마녀사냥'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야당이 일제히 반대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외교비상상황"이라며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이 국제무대에서 사라진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6개월'을 회복하는 첫 단추임을 야당은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모습에 정치권은 '협치가 사라졌다'고 우려한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협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숱한 의혹과 자질부족이 드러난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는 것은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안팎에서도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야의 협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며 "그러나 지도부의 현재 모습을 보면 어떻게 경색된 국면을 풀어나갈 것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야당을 향한 유화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