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연이은 견제구…홍준표 vs 친박 구도 형성될까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친박이 자유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이제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며 친박계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홍준표 전 지사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 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지사는 "한국 보수세력을 이렇게 망가지게 한 세력들은 이제 반성하고 역사에 사죄해야 한다"며 "치열한 서민 정신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호를 우리는 신보수주의 기치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곧 시기가 결정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와 본격 힘겨루기를 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저와 비상대책위원회는 당내 의견을 종합해 곧 차기 전당대회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해,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는 책임당원의 투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원들이 특정 정치인이나 계파를 단죄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 홍 전 지사는 21일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한국 보수 세력을 망가지게 한 책임이 친박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홍 전 지사는 21일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한국 보수 세력을 망가지게 한 책임이 친박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홍 전 지사와 친박계는 최근 치열한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참 가증스럽다"며 "차라리 충직스러운 이정현 의원을 본받으라"고 지적했다.

    다만 홍 후보는 박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기획 탄핵'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8일 "기획탄핵으로 집권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전열을 재정비하고 신보수주의로 무장해 당원 모두가 전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를 분리해 대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반면, 친박계는 홍 후보에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7일 홍문종 의원은 "그동안 선거하면서 목이 터져라 '우리가 살아야 당이 산다'고 했는데 바퀴벌레가 탄핵때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제정신인가. 낮술드셨나"라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유기준 의원 역시 "정치 지도자는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에 맞는 행동도 해야하는데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며 "홍 전 지사께서 외국에 있으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2일부터 미국에 체류중인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전당대회가 가시화됨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국내로 복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전 지사가 차남 부부를 만나는 등 휴식을 이유로 미국에 가 있겠다고 했지만, SNS를 통해 국내 정치권 소식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친박계 후보와 맞설 주자로 홍 전 지사가 거론되면 일찍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