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내 언론들의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발언 오역 보도에 선제 대응한 듯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美공화당에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美공화당에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한국 언론들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면서 “美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대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가 실제로 한 말은 “북한이 투명한 과정을 거쳐 완전하게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하며 대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한국 언론의 보도에 美정부가 다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7일 유엔주재 美대표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6자 회담 복귀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한다면 미국도 대화를 거부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6자 회담을 먼저 파기한 뒤 도발만을 일삼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유엔주재 美대표부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가 “북한이 ‘핵 프로세스’와 관련한 실험을 완전히 중단할 때까지는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미국의 대북 대화 조건이 ‘핵폐기’가 아니라 ‘핵실험 중단’으로 해석·보도된 것은 오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유엔주재 美대표부 대변인은 한국 언론들의 ‘핵실험 중단 시 북한과 대화’라는 식의 보도에 대해 “해석을 잘못한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기준이 낮아진 것이 아니며, 헤일리 대사를 비롯해 美정부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하고, 진심으로 협상 의지를 보일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유엔주재 美대표부 대변인은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美-北 간에 대화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비핵화를 목표로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뿐만 아니라 관련 개발 프로그램, 미국을 향한 도발적 언동을 완전히 중단하는 등의 긍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재차 지적한 것”이라며 “이 또한 美-北 간 대화의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美국무부 또한 한국 언론들의 ‘北핵실험 중단 시 美와 대화’라는 보도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美정부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8일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美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美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때까지는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또한 “美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주제로 한 대화에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지만, 북한과 어떤 범위의 대화라도 재개하려면 사전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 지난 17일 많은 한국 언론들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의 발언을 오역, "美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네이버 뉴스검색 결과 캡쳐. ⓒ네이버 뉴스검색 캡쳐.
    ▲ 지난 17일 많은 한국 언론들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의 발언을 오역, "美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네이버 뉴스검색 결과 캡쳐. ⓒ네이버 뉴스검색 캡쳐.


    美정부가 이처럼 해외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번역이 잘못됐다”고 말한 것은 한국 국민과 북한 김정은 집단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언론들 가운데 일부는 미국이나 일본, EU, 중국 등의 언론 보도를 전하면서, 일부를 본래 뜻과 다르게 왜곡·편집해 보도, 여론을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실제로는 보도되지 않은 외신 뉴스’를 인용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고, 다른 언론들이 이를 그대로 베껴써 ‘집단 오보’를 내는 현상도 최근 들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