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 "北인사가 공항에서 서둘러 한 이야기, 특별한 의미 부여하지 않아"
  •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여건이 되면 美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최선희 관련 '연합뉴스TV' 보도영상 일부.ⓒ'연합뉴스TV' 보도영상 캡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여건이 되면 美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최선희 관련 '연합뉴스TV' 보도영상 일부.ⓒ'연합뉴스TV' 보도영상 캡쳐

    최근 미국의 전직 관료들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언론을 만나 여건이 되면 美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열린 미-북 간 비공식 채널인 1.5트랙(이하 반민반관) 대화를 마친 최선희는 13일 북한행 항공편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하기 직전 언론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최선희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는데 대화 준비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최선희는 ‘토머스 피커링 前유엔 주재 美대사와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선희는 이날 고려항공 편이 연착되자 취재진을 피하며, 탑승 직전에야 나타나는 등 언론 노출을 꺼렸다고 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지난 8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미-북 간 반민반관 접촉이 있었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등 외무성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미국은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잔 디매지오 국장, 피커링 前유엔 주재 美대사, 로버트 아인혼 前 美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윌리엄 팰런 前 美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이 함께했다고 한다.

    반민반관 접촉은 미-북 간 공식 채널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 또한 전직 관리들이 개인 자격으로 북한과 만난 것이라며 정부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애나 리치-앨런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북한과의 반민반관 협의에 참석한) 미국 인사들은 美정부의 어떤 메시지도 들고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리치-앨런 대변인은 ‘북한 당국자와 접촉한 미국인들을 차후에 면담할 것이냐’는 ‘미국의 소리’의 질문에 “우리는 전직 美정부 관리를 포함해 다양한 대화상대와 정례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참석 인사들로부터 이번 접촉 결과를 보고받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 ▲ 사진은 김정은이 北인민군이 제작한 건축자재·공구 전시장을 시찰했다는 '노동신문'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사진은 김정은이 北인민군이 제작한 건축자재·공구 전시장을 시찰했다는 '노동신문'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최선희의 말처럼 미-북 간 대화가 열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회복 불가능하게 폐기하는 조치를 선행해야 '대화를 위한 적당한 조건'이라고 일찌감치 말한 바 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그 증거로 주한미군 철수와 美-北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양 측 간의 접점이 생길 가능성이 극히 적은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북한 관계자가 언론을 만나 한 이야기에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최선희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도 북한의 입장을 말할 권한이 없다”라며 “지켜보겠다던지 이런 발언은 그 자리를 피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