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홍준표 찍으면 사표 되고, 문재인 대통령 만들어주는 것"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경주역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뜨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웃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사진 뒷쪽)도 홍준표 후보를 찍는 것은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장단을 맞췄다. ⓒ경주(경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경주역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뜨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웃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사진 뒷쪽)도 홍준표 후보를 찍는 것은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장단을 맞췄다. ⓒ경주(경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선이 12일, 사전투표가 불과 7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을 전면에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동남풍'의 진원지라 주장하는 대구·경북을 찾아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최근 잇단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자 '국민에 의한 반문 단일화'를 호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7일 오후 경북 경주역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요즘 홍준표 후보가 뜨는 것을 보고 누가 웃고 있는가"라며 "여러분의 한표 한표가 헛되지 않도록 될 사람을 밀어주시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에게 박수받고 다닌다"며 "민주당이 요즘 홍준표 후보 비판을 하지 않는 것도 왜 그런지 여러분도 다들 알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지난 21일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하는 등 대구·경북에서 세를 더해가고 있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홍준표 후보가 뜨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홍찍문' 논리를 안철수 후보가 직접 말한 것은 처음이다.

    '홍찍문'의 사표 방지 심리와 함께 반문 정서 확산을 노린,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한 신랄한 비판이 뒤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고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호통치는 후보, 오만하지 않은가"라며 "아들 취업비리 의혹을 물어보면 '됐다, 그만하라'고 말 자르는 태도는 불통이 아닌가"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세력으로 모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어찌되겠느냐"며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의 말을 과연 듣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에 대항해 구(舊) 여권이 퍼뜨리고 있는 '박지원 상왕(上王)설' 등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했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권역적 특성을 감안한 듯 안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정부는 국민의당만의 정부가 아니다"라며 "여러분이 안심해도 되는 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철수가 안보대통령이 돼, 불안하지 않게 튼튼하게 나라를 지켜드리겠다"며 "북한이 나 안철수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했는데, 그럼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후보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사이에서 번민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 표심을 겨냥해 "대선을 앞둔 여러분들의 고민이 정말 깊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여러분의 선택에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당부했다.

    찬조 연설에 나선 국민의당 의원들도 반문 정서와 '홍찍문'을 연결시키며 안철수 후보와 장단을 맞췄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손 들어달라"며 "뒤에 계신 어르신들은 문재인이 돼도 괜찮은가"라고 묻자, 경주역광장 뒷편 야외무대에서 말없이 유세를 지켜보고 있던 나이 지긋한 경주시민들이 일제히 손을 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러자 이언주 의원은 "문재인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안철수 후보를 똘똘 뭉쳐서 밀어줘야 한다"며 "안철수를 밀어야 문재인을 이긴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홍준표 후보가 시원하게 이야기해서 좋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도 "그분을 찍으면 여러분 표는 사표(死票)가 되는 것이고,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