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이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문재인

      TV 2차 토론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한 안보관련 발언이 마음에 걸린다.
    문재인 후보는 말했다. "대통령 될 사람은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가? 왜 대통령 될 사람은 주적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대해야 하는가?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만들고 서울 불바다를 호언하고 남조선 혁명을 말하는 걸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게 대통령 지망자의 소임이라면,
    과거 소련과 냉전 할 때의 미국 대통령 후보자들이나 현직 대통령들로서는 그러면
    소련-북한-이란 등을 '악의 축=적(敵)'이라고 불러선 안 되었겠네... 그러나
    그들은 분명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요즘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칼빈슨 항모 등 각종 전략적 자산을
    지금 한반도 주변으로 집결시키고 있다. 대통령 될 사람도 아닌 대통령 된 사람이 이렇듯
    '김정은=주적' 개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을 문재인 후보는
    그의 ‘주적 불가론’ 기준에서 뭐라고 설명하려나?
    트럼프는 지금 대통령으로서 절대로 해선 안 될 주적설정, 주적선언, 주적취급을 하고 있는 건가?

    유엔, 중국, 그래서 전 세계가 지금 김정은에 대해 이젠 말로는 더이상 안 되고 오로지
    강력한 제재만이 답이다"라고 치고 있는 터에 유독 문재인 후보만이
    '지구상 나홀로' 엇박자를 놓는 식인데, 설마 농담이시겠지? 그래 농담일꺼야, 아마.   

  • 하긴, 2013년 6월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앞에서 "그래서 이제..어쨌든 자주...자주국방이라는 말을 이제 우리 군대가 비로소 쓰기 시작합니다. 주적 용어 없애 버렸습니다"라고 했었다.
    그 계열엔 그 만한 내력이 있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안철수 후보는 김정은 집단에 대해 햇볕 정책을 쓰고 돈을 퍼준 것을 두고
    "공도 있고 과도 있었다" "의도 자체는 좋았다"고 답했다.
    그야 모든 지도자들이 공도 있고 과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흔히 쓰는 화법이다.
    그러나 정치는 결과에 비추어 평가하는 것이다.
    의도가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결과에 있어 실패작이 되었으면
    그건 과(過)에 속하는 것이다.

     햇볕은 깁정은이 우리가 준 막대한 돈으로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들게 했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우리는 비전향 장기수(남파간첩)들을 달라는 대로 보냈는데도 그 반대급부로
    국군포로 단 한명도 데려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지타산이 영 맞지 않은, 밑진 장사였다.

    안철수 후보는 그러나 북한은 주적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때도 우리가 보복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북한은, 김정은은, 그의 폭정과 인권압살과 수용소 체제와 핵-미사일 협박은 우리의 주적이고, 전 세계의 주적이다. 그리고 주적이라고 소리 높이 외쳐야 한다.

    그래선 안 된다고? 대통령 될 사람은 더더군다나 그래선 안 된고다?
    온몸을 흔들어, 온 몸을 던져 답한다. 노(no)라고!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7/4/20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