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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한반도 정세를 운운하며 주민들에게도 비상 대기할 것을 명령하는 등 긴장 국면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오히려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명령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특별경비 주간이 선포된 가운데 노동당 중앙에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라고 매일 독촉하고 있다”면서 “요즘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냐”고 오히려 반문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게 사실이라 해도 우리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면서 “여기(북한) 사람들은 내일 당장 전쟁이 터진다고 해도 걱정할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 중앙에서 입으로만 무적필승 떠들지 말고, 배짱이 있으면 한 번 제대로 맞서보라는 것이 인민들의 요구”라면서 “말장난에 불과한 당 중앙의 정세 타령에 인민들은 ‘속빈 깡통 굴러가는 소리보다 더 요란하다’며 비웃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북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일부 재산이 많고 힘 있는 간부들은 현재의 정세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은 어떻게 돌아가건 관심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정세가 위태롭다면 ‘차라리 전쟁이라도 확 일어나는 게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는 못 한다”면서 “그런 말을 하면 ‘불온분자’로 몰려 '사상투쟁 대상(반동분자로 몰리게 됨을 의미)'이 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를 언급하며 “북한은 시, 군 노동당 위원회 책임비서, 인민군 사단장 이상은 모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라면서 “때문에 정세가 정말 위태롭다면 주요 당 간부들과 군 지휘관들이 통째로 한 자리에 모이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수가 없다”고 지적, 북한 당국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외부 정보가 엄격히 차단된 북한 주민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잘 모르고 있으며,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을 향해 제대로 도발을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