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태극기집회에만 엄격한 잣대 들이대, 수사 형평성 잃었다”
  • 25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제 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25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제 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25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과 시청광장에서 '제3차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3주째 접어든 주말 열린 이날 태극기집회는 정광택 국민저항본부 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천안함 7주기 추모, 3월10일 태극기집회에서 사고로 숨진 고(故) 김해수·김완식·이정남 애국열사에 대한 묵념으로 이어졌다.


    ▶“탄핵 설계 일당, 여기에 동조한 언론-정치-법조 커넥션 실체 규명”

    이날 집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은 "거짓, 선동, 음모에 의해 억울하게 탄핵된 박 대통령을 검찰이 이제는 구속하겠다고 한다"며 "만약 구속된다면 우파 역시 전면적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당초 탄핵을 설계했던 고영태 일당과 거기에 동조한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 커넥션을 반드시 밝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몇 달째 벌써 대한문 집회가 이어지고 있나, 40여일 남은 대선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는다면 더 이상 우리가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태극기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부당성’만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탄핵 설계 세력의 실체 규명‘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무대 위에 오른 발언자들은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나 잘 살자고 나온 분이 어디 있느냐. 좀 더 잘사는 대한민국, 우리가 이루지 못한 자유통일, 백두산에 태극기를 꽂는 그날이 보고 싶어 나온 것 아니냐"며 태극기집회 참여 시민들의 순수한 애국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특히 발언자들은 “태극기의 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도 막음과 동시에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며, 시민들의 집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 25일 오후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25일 오후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싸우다 전사한 군인에 대한 보상 全無…누가 나라위해 목숨 던지나”

    천안함 피격 7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집회에 연사로 참석한 김민선 예비역 대령은 "대한민국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적과 싸운 천안함 전사자와 생존자가 얼마나 형편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아느냐"며 "이게 과연 나라냐"고 울부짖었다.

    김 대령은 "이런 식으로 군인을 취급한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겠느냐"며, "천안함 전사자들이 세월호, 5.18 관련자들에 비해 마땅히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최태선 육사 총 구국동지회장은 "천안함 생존자 58명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혜택도 없는 이 사실이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분노했다.

    '아 천안함,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내걸린 무대 중앙을 바라보던 집회 참석자들은, 사회자가 천안함 관련 영상과 함께 전사자의 이름을 부를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25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국민저항본부가 주최한 ‘탄핵무효 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25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국민저항본부가 주최한 ‘탄핵무효 3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태극기집회를 폭력세력으로 둔갑?…경찰, 편향적 공권력 행사 말라"
     
    이날 태극기집회에서는, 경찰의 수사행태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대통령 탄핵결정이 내려진 10일 오후 안국역사거리 시위 현장에 참여했던 50대 남성 A씨는 “경찰저지선에 밀려 압사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경찰이 그대로 방치해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숨이 막혀 제발 길 좀 열어달라고 애원하는데도 (경찰이) 꿈쩍도 하지 않아 결국 사람들이 밀려 쓰러졌다"며, 경찰의 근무화 발자국이 찍힌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눈물을 훔쳤다.

    조원진 의원 역시 "태극기세력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는 경찰은 매일같이 각목·쇠파이프를 드는 촛불세력에 대해서는 몇 사람을 수사했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태극기집회를 주도한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과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 등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이날 집회는 유튜브 등으로 미국에 생중계됐으며, 오후 4시쯤 대한문 앞을 출발해 을지로2가~퇴계로~대한문 앞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집회 참석 시민들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된 2부 집회가 끝난 뒤, 7시 30분쯤부터 총리공관으로 행진을 재개했다.

    이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별도로 집회를 열고, 중국의 사드보복조치를 규탄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21차 촛불집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진상 규명, 사드배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집회 본행사에서는 록밴드 크러쉬와 노동가수 안영석 씨 등의 공연과 세월호 유가족 연설 등이 이어졌다. 퇴진행동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과 재벌총수 구속 등을 외치며 광장을 출발해 종로2가~회현사거리~종각을 거치는 행진을 진행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54개 중대 1만2천여명을 도심에 배치했으나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양측의 집회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