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양향자 '귀족노조' 발언 사과 "유족에 죄송"… 과연 진심으로 사과한 걸까
  • 지난해 4·13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동 풍금4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양향자(서구 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 지난해 4·13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동 풍금4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양향자(서구 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반올림 전문시위꾼' 발언 논란과 관련해 대권 도전에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사과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양 최고위원 본인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쨌든 삼성 백혈병 피해자·유족들과 저나 우리 당이 늘 함께 해왔다. 그 분들께 상처가 됐다면 대단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자신의 대권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 최고위원은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를 제기해온 노동단체 '반올림' 활동가들을 "전문시위꾼" "귀족 노조"라고 비판했다가 곧바로 사과 입장을 표명해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양 최고위원은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반올림'에 대해 "귀족 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며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 여러분과, 오랜 기간 유가족의 곁에서 함께해 주신 반올림 구성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 올린다. 저의 취지와 뜻이,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잘못 전해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미숙함 탓"이라며 돌연 사과 입장을 게시했다.

    지난 총선 당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 최고위원은 선거 패배 후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여성 몫 최고위원'에 당선된 대표적인 친문(親文) 인사로 꼽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 최고위원이 발 빠른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친문세력이 대권 도전에 나선 문 전 대표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사과를 종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양 최고위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제가 '전문시위꾼'이라고 발언한 기억이 없다. 말 자체가 생소했고 제가 그런 논조로 얘기하지 않았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반올림이 순수한 단체로서 유가족을 위한 활동이라고 보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시각도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의 발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잇따른 '문재인 영입인사'의 논란에 대해 "그만큼 후보들에 대한 자질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 아니겠는가"라며 "해당 인사를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