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北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화학무기 쓸 수 있다는 증거”
  • ▲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북한의 실체가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 자격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윤병세 외교장관의 연설이 국제사회의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윤병세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북한의 실체가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 자격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윤병세 외교장관의 연설이 국제사회의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윤병세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어난 김정남 암살이 김정은 집단의 소행으로 드러난 뒤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여론이 치솟는 분위기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가 단적인 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일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의에서 북한 측은 ‘우리는 VX가스와 같은 화학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의 북한 규탄이 이어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윤병세 외교장관의 연설은 세계 각국의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날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북한 지도자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당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김정남 암살은 충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하며 잔인한 북한 정권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라도 화학무기 공격을 할 수 있는 증거”라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무기가 VX 신경작용제라고 밝혔으며, 이는 사린 가스보다 100배 이상 치명적인 무기인데 북한 정권은 VX 가스를 포함해 화학무기 수천 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의 화학무기 능력과 함께 실전에서 사용할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1990년대 중반부서 유엔 총회에서 계속 채택했던 국제사회의 화학무기 사용금지 결의안을 언급하면서 “이제는 국제사회가 북한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역설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또한 유엔 및 세계군축회의에서 북한의 회원국 자격을 뺏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21호와 말레이시아 정부가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른다면,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및 특권을 정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장관의 기조연설은 참석국가 대표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에 다급했던 북한 측은 “우리는 보유한 적이 없다”는 억지를 부렸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했다.

    제네바 군축회의에 대표로 참석한 주용철 北제네바 대표부 참사관은 “북한은 VX 신경작용제를 비롯해 어떤 화학무기도 생산하거나 보유한 적도, 사용한 적도 없다”면서 “한국 장관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한 사건 관련 의혹과 가설을 모두 거부한다”고 억지를 부렸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회의장 분위기는 ‘반북(反北)’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최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시험을 하고, 2016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데 대해 가장 강력한 단어로 규탄한다”는 벨라 베도바 이탈리아 외무차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벨라 베도바 이탈리아 외무차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북한의 행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하고,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을 맡은 이탈리아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일본, 라트비아 등 다른 나라들 또한 “북한의 도발이 국제 평화와 동아시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 정권을 강하게 규탄했다고 한다.

    현재 북한 김정은 집단은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김정남 암살이 자신들의 소행인 사실이 드러나고, 관련 증거 영상까지 공개되자 급히 고위급 외교관들을 중공, 말레이시아에 보내 수습하려 하고 있지만, 스위스 제네바 군축회의에서의 분위기로 볼 때 이미 늦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