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김정남 소식 내부에 알릴 수 없는 입장…신년사 관철위한 노력동원에 초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기점으로 최근 평양 내부에서 '북극형 2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극성 2형' 발사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기점으로 최근 평양 내부에서 '북극형 2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극성 2형' 발사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북한 당국이 자랑하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김정남 암살 사건 발생을 기점으로 평양에서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당국이 북한 해외주재원의 출입국을 차단하는 등 김정남 암살 소식이 북한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소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세계일보’는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7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해 북한에서 열린 주요행사에 참석한 후 서울로 돌아온, 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24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북극성 2형’ 발사를 공식 발표한 날인 지난 13일 평양에 들어갔다고 한다.

    소식통은 ‘세계일보’에 “(13일) 들어갔을 때만 하더라도 북극성 발사 성공 소식에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국제적으로) 김정남 암살 사건이 공개된 이후 북한 내부에서 ‘북극성 2형’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도 지난 15일까지 ‘북극성 2형’ 발사소식을 보도했으나, 16일부터는 관련 소식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김정일 생일이었기 때문에 ‘조선중앙TV’가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북극성 2형’ 같은 미사일 발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오던 북한 매체의 침묵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일에는 ‘새로 나온 노래 소개’ 프로그램에서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라는 노래를 소개하면서 ‘북극성 2형‘의 자료사진을 잠깐 사용하기도 했다.

    북한의 다양한 선전매체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만 지난 13일부터 꾸준히 ‘북극성 2형’ 발사에 대해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북극성 탄도탄의 장엄한 불뇌성”, “강력하고 위력적인 승리의 보검” 등의 표현을 통해 선전 소재로만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정부도 이번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해 이러한 배경에 주목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3일에도 노동신문 등을 보면 그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지금 북한으로서는 김정남 사건을 내부에 알릴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김정은) 신년사 관철을 위한 여러 노력동원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일보’가 접촉한 소식통은 평양 체류 기간 동안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와 만났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세계일보’에 “후지모토 겐지 씨에게 일본어로 김정남 암살 건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인터넷을 할 수 있어서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겐지와 달리 평양의 일반 주민들은 김정남이 암살당한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