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연루 北대사관 직원 현지 법에 따라 처벌, 북한과의 단교 요구
  • 지난 2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규탄시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규탄시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김정은 집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밝혀지자 말레이시아 현지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북한대사관 앞에서 시위까지 열렸다.

    ‘더 스타’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여당 ‘UMNO’의 청년지부 관계자 50여 명이 쿠알라룸푸르 잘랑 바따이에 있는 북한 대사관 앞에서 김정남 암살에 대한 항의 시위를 열었다고 한다.

    ‘더 스타’에 따르면, 이날 오전(현지시간), 북한대사관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자 대사관 측에서 경찰에 연락해 “이들을 쫓아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대사관 측은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항의 시위는 예정대로 열렸다고.

    현지 언론 취재영상을 보면, 항의 시위대는 저마다 북한의 억지와 무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 가운데 “스파이 No! 싸이(Psy) Yes!”라고 적힌 피켓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시위대는 북한의 김정남 암살을 규탄하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향해서도 “북한은 더 이상 필요없다”면서 “북한과의 수교관계를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더 스타’에 따르면, 시위대를 이끈 카이룰 아즈완 하룬 상원의원 겸 UMNO 청년 부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북한이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것은 이 나라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라고 규탄하면서 용의자로 지목된 북한 대사관 직원을 현지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룬 UMNO 부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끝내는 것에서 그칠 게 아니라 북한과의 수교 관계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정부 측에 ‘단교’를 촉구하기도 했다고 ‘더 스타’는 전했다.

    UMNO 청년부 관계자들은 폭우 속에서도 90분 동안 항의시위를 한 뒤 자진해산했다고 한다. 당시 시위 현장에는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 이외에도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 같은 말레이시아 현지의 비난에 북한대사관은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더 스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