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당과 거리두려 하지만, 혼자만 경선 빠지면 여론 주목서 소외돼
  •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에서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에서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바른정당이 권역별 시·도당 창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대선 후보 경쟁도 후끈 예열되는 분위기다.

    17일 전북도당 창당대회, 18일 대구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던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19일 부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도 "다음 주에 (대권에) 도전한다"며 "바른정당 당원임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똑바로 잘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질세라 한동안 시·도당 창당대회 일정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가세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창당대회장에서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며 "키도 제일 조그맣고 지지도도 제일 낮지만, 내가 해낼 것"이라고 대권 도전 의지를 다졌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는 오는 25일 나란히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그 전날인 24일에는 바른정당이 중앙당을 창당하는데, 초대 당대표로는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의 추대가 유력한 상황이다. 정병국 위원장은 당대표가 되면,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바로 당 조직을 선거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대선 체제로 돌입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하며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하며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입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있는 '자원'들로 대선 후보 경선전에 돌입한다는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 전략이다.

    유승민 의원은 24일 중앙당 창당과 25일 대권 도전 선언을 마치는대로, 여타 대권주자들처럼 전국 순회에 나설 전망이다. 남경필 지사는 이러한 유승민 의원을 상대로 '대권주자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각을 세우면서, 당내 경선전의 열기는 점차 달아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반기문 전 총장이 개문발차할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쟁에 올라탈 타이밍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설 연휴 전에 전격 입당을 단행해, 민족대이동이 벌어지는 설 연휴 기간 국민들의 '차례상 화제'를 독식하는 게 좋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결국 △설 연휴 직후에 입당해 경선을 처음부터 함께 뛰느냐 △경선 시작 직전에 합류하는 '개문발차 도중 승차'냐, 아니면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 뒤에 단일화에 나서는 '2단계 통합'이냐의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어 섣불리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하며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하며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여권 관계자는 "정병국 위원장이 바른정당을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충분한 기간 확보를 통해 제대로 한 번 판을 벌려보겠다는 의미"라며 "전국 순회 국민경선 방식이 된다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득"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비슷한 시기에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할 것"이라며 "반기문 총장만 각 정당의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동떨어져 있으면 여론의 주목에서 배제돼 손해를 보게 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2단계 통합'도 나름의 장점은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른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돌이켜 회고해보면 거대한 대(對)국민 사기극이었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오랜 기간 '대세론'을 구축하고 있던 이회창 전 총재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 국민들이 질증을 느낄 공산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단일화'는 벌써 15년 전에 등장했던 '정치쇼'"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행이 지났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선거공학적인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득보다 되레 실이 많을 수 있다"며 "가장 최근의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전형적인 실패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