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아들" 자처… "엉터리 후보가 지지율 1위, 힘 모아달라" 호소
  •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강조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강조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승민 의원은 18일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다음 주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밤낮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여러분들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원칙으로 가치를 지키면서 보수가 어떤 것인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12년 전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비례대표 사표를 내고 대구에 왔을 때부터 여러분과 인연을 맺었다"며 "대구의 아들인 나 유승민이 이번에 큰일할 수 있도록 동지 여러분들과 같이 가겠다"고 천명했다.

    이처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대구의 아들'을 자처하며 대권 도전 의지를 재차 강조한 유승민 의원은, 본선에 올라갈 경우 경쟁 상대로 거의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격렬히 각을 세웠다.

    유승민 의원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국방위원 8년 하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에게 욕도 많이 먹어가며 막은 게 군 복무기간 단축"이라며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그 사람은 군 복무를 1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럼 어떻게 되겠나"고 물어, "나라 망한다!"는 좌중의 힘찬 답변을 이끌어냈다.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하고 북한에게 물어보고, 대통령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는 불안한 후보가 지금 지지율 1위"라며 "우리 (보수)가 잘못해서 저런 엉터리 후보가 지지율 1위를 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부터 잘하자"며 "우리부터 잘해서 대구시민들이 다 모여서 저런 엉터리 세력을 물리칠 수 있도록 여러분 도와달라"고 호소해 큰 박수를 얻었다.

    공직선거법 제140조 1항에 따라 정당의 창당대회에는 당원 아닌 자의 참석이 금지됨에도 불구하고, 이날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장에서는 일부 소란이 있었다. 앞서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의 연설 도중에도 일부 당원 아닌 사람이 난입해 고성을 지르는 일이 있었다.

    유승민 의원이 "다음 주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문을 뗐을 때도, 반대편에서 "하지 마세요!"라는 고성이 내질러졌다.

    "그동안 탄핵과 탈당과 신당 창당을 한다고 준비를 못했지만…"이라고 연설을 이어가는 도중에도 고성을 지른 사람과 지지자들 사이에 소란이 계속되자 유승민 의원은 "괜찮다, 괜찮다, 놔두라"고 손을 내저었다. 그는 "저런 분들의 의견도 나는 다 듣겠다"고 덧붙였다.

  •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 도중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웃으며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 도중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웃으며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편 이날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격렬한 성토와 함께 새누리당 잔류파를 향한 비판도 거셌다. 여타 권역에서의 창당대회와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한 발언은 드물었다.

    이는 대구가 반(反)문재인 정서가 가장 강한 '보수의 심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문제라는 것을 부각시킴으로써 전통적인 보수정당 지지층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포문은 첫 축사를 맡은 정병국 위원장이 열었다.

    정병국 위원장은 "패거리 정치가 싫어서 새로운 당을 만들고 있는데, 대선이 다가오니 또다른 패거리들이 난리"라며 "친문패권주의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고보겠는가"라고 외쳐 좌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무성 의원도 "유엔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될 때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하게 한 사람이 문재인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핵폭탄으로부터 보호하려고 사드를 도입하기로 협약했는데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이걸 취소하겠다고 주장한 사람이 문재인"이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돼서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좌장 김무성 의원과 창당준비위원장 정병국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포문에서 불을 뿜었다면, 주호영 원내대표~이종구 정책위의장 원내지도부는 친박잔당(親朴殘黨)을 비판하는 '역할 분담'을 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엄동설한에 밖으로 나온 30명 의원의 선수(選數)가 89선"이라며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의원들은 대개 초·재선인데, 공천받을 때 덕 본 사람들도 있고 의원된지 이제 6개월이라 밖으로 나올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그 사람들이 (우리더러) 세월호 선장이라카는데, 그 사람들이야말로 세월호 선장"이라며 "초·재선들을 데리고 빠져나와야 하는데 '나가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붙들고 있다"고 '세월호 선장'에 빗대 격렬히 비판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4·13 총선에 우리가 왜 패했나"라며 "친박패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박 감별사'랍시고 유승민·주호영 의원의 공천을 주지 못한다고 해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내가 조원진이더러 개XX라고 한 사람"이라며 "4·13 총선 후에 최경환이더러 삭발하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바로 나인데 기억하느냐"고 물어 청중들의 "맞다"는 함성과 박수를 끌어냈다.

    《바른정당 창당대회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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