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통 큰 인심 뒤에 숨겨진 미국·일본·필리핀 '반(反) 중국' 연대 강화 노림수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필리핀에게 10조 원 이상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은 (뒷줄 왼쪽부터) 아베 日총리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모습.ⓒ필리핀 'ABS-CBN' 중계영상 캡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필리핀에게 10조 원 이상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은 (뒷줄 왼쪽부터) 아베 日총리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모습.ⓒ필리핀 'ABS-CBN' 중계영상 캡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87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 상당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듯하다.

    日'교도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을 방문 중인 아베 日총리는 12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향후 5년 동안 정부개발원조(ODA)와 민간투자를 합쳐 향후 5년 동안 1조 엔(한화 약 10조 3,4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아베 日총리는 이외에도 테러 대응책의 일환이라며, 일본이 필리핀 연안 경비대에 소형 고속정을 제공한다는 제안과 필리핀 마약중독자 재활치료를 위한 지원도 약속했다고 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같은 제안을 모두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러한 지원 약속을 듣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아베 日총리의 필리핀) 방문은 역사적이고 건설적인 '교섭의 장'을 열었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국내외 언론들은 일본의 통 큰 인심 뒤에 미국·일본의 '반(反) 중국' 연대가 필리핀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강력한 마약 퇴치 정책을 펼쳤다. 미국은 이를 초법적 처형이자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에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강하게 맞섰다.

    '마약과의 전쟁'으로 미국과 대립 구도가 형성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 손을 잡겠다고 밝히고,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축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최근에도, 연례적으로 실시했던 '미국-필리핀 합동군사훈련'의 장소를 바라고 지시하며 친(親) 중국 행보를 이어왔다.

    이번 아베 日총리의 필리핀 방문이 반 중국 연대에 필리핀을 다시 넣으려는 저의가 깔려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필리핀에 이어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방문하는 아베 日총리의 아태 4개국 순방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차기 美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美'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日총리가 동남아시아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차기 美행정부 정책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호주 국방사관학교(ADFA)의 칼라일 세이어 명예교수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