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비슷한 혜산-평양 열차, 가다서다 반복…주민들 “10월 중순 이후 열차 안 다녀”
  • ▲ 선전매체에 등장하는 북한 열차. 실제 열차는 대부분의 창문이 깨져 있고, 500km 거리를 운행하는데 열흘 씩 걸린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전매체에 등장하는 북한 열차. 실제 열차는 대부분의 창문이 깨져 있고, 500km 거리를 운행하는데 열흘 씩 걸린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에서는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2시간 30분 남짓이면 된다. KTX와 같은 고속열차가 이제는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열차로 가려면 열흘이 걸린다고 한다. 전력난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 “북한에서는 지난 10월 중순 이후 열차 운행이 거의 중단될 만큼 전력 사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의 보도를 인용해서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는 日‘아시아프레스’와 접촉한 北양강도 혜산시의 소식통이 전한 이야기를 인용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예전에는 24시간 정도 걸리던 혜산-평양 기차가 현재는 열흘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용객이 거의 없다고 한다. 참고로 혜산-평양 간 거리는 567.4km로 서울-부산 거리보다 약간 더 길다.

    日‘아시아프레스’와 접촉한 함경북도 무산군 소식통 또한 북한 내 전력난이 심해진 지난 10월 중순 이후로는 움직이는 열차를 보지 못했고, 무산에서 평양에 가는 열차 또한 열흘 이상 걸린다고 전했다고 한다. 전력 부족으로 열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로 인해 멈춘 열차 내에서는 사망자도 나왔다고 소식통을 전했다.

    이시마루 지로 日‘아사이프레스’ 오사카 대표는 “열차가 운행을 안 하니까 타려는 사람도 없다. 열차 운행 사정이 나쁘다는 말은 들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이렇게까지 나쁘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전기로 열차를 운행하는 북한 여건 상 열차 운행이 마비된 가장 큰 이유는 전력 사정의 악화로 풀이된다”면서 “실제 일반 주택에 공급하는 전력 사정도 급격히 악화돼 혜산 시내의 경우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은 하루 2~3시간에 불과하다”는 日‘아시아프레스’의 설명을 전했다.

    이시마루 지로 日‘아시아프레스’ 오사카 대표는 “북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버스나 트럭 뒤에 타고 이동하는데, 이런 수단은 열차보다 비싸니까 주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 열차 마비로 주민들이 고생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日‘아시아프레스’ 오사카 대표는 북한의 전력사정이 급격히 악화된 이유로 발전구조를 지적했다고 한다. 북한은 대부분의 전기를 수력발전으로 얻는데, 가을만 되면 물이 마르고, 겨울에는 물이 얼어 수력발전 가동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풀이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인용한 日‘아시아프레스’의 보도대로라면, 김정은 집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인프라 가운데 하나인 전력공급에 별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북한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력발전 외에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자연여건이 되는데도 김정은 집단은 ‘발전’을 핑계로 내세워 원자로 시설만 계속 짓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원자로는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가 아니라 핵무기용 원료 생산시설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