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미사일과 SLBM, 다음은 ‘인공위성’ 쏴 올린 KN-08 실전배치…“오바마 탓”
  • WSJ는 지난 9일(현지시간)
    ▲ WSJ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이대로 가면 북한의 핵미사일이 조만간 美본토의 시카고까지 공격할 능력을 갖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美WSJ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9일 오전 9시경, 북한 김정은 집단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5차 핵실험을 벌였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격렬한 비판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북한의 핵공격 능력이 예상보다 빨리 발전하는 데 대한 우려도 섞여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핵무기를 얻은 북한의 심각성’이라는 기사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는 한국, 일본은 물론 美본토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그 전후 세 차례의 미사일 발사시험은 지난 20년 동안 이뤄진 개발의 결과였다”면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가속화된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은 이제 일본, 한국, 美본토 또한 핵무기 위협을 받게 되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北선전매체가 ‘핵무기 연구소’ 성명을 통해 10kt 폭발력의 핵탄두 실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점과 세계 각국의 지진 관측 등이 북한 핵실험의 성공 증거라면서, 2015년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을 통해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실이든 아니든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즉 핵무기 탄두화는 일부 디자인을 중국제 무기를 참고한 것과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A.Q.칸 박사의 도움 덕분이었을 것”이라며 “美정부는 북한이 이미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소형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보유한 사거리 960km인 ‘노동’ 미사일, 지난 6월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진 잠수함 발사탄도탄(SLBM) 등은 탐지 및 추적, 파괴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핵무기를 제거하려 시도해도 ‘2차 핵공격(반격)’이 가능한 수단을 갖추게 됐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美정부는 KN-08이라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는 시카고를 공격할 정도의 사거리를 갖고 있다면서 지난 2월 북한이 KN-08과 ‘비슷한 로켓’으로 소형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한 물체를 지구 궤도 상에 올린 사실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 바깥까지 날아갔다 목표물로 향할 때의 진동, 대기권 재돌입 시의 고열 등을 견뎌야 하는 문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북한이 반복적인 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국제사회의 예상보다 더 빨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은 핵무기 등의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미사일 및 핵무기에 대한 많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국제사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난만 퍼붓고 있고,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약속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북한과 그 동료들이 그런 ‘압력’에 겁먹을 것 같으냐”고 비꼬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美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中은행 등이 북한 김정은 집단과의 거래를 끊지 않아 유엔은 물론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들에게 간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핵개발을 막으려면, 강력한 제재를 원칙에 따라 집행해야 하는데도 오바마 美대통령은 지난 8년 동안 이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및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이라는 결과는 ‘서방진영에 대한 안보위협’이며, 다음 번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비슷한 지적은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일각에서 제기됐다. 북한과의 핵문제를 ‘6자 회담’과 같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정권의 행동이 결국 북한의 핵무기 개발 성공을 가져왔다는 비판이었다. 이런 주장을 편 인물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美공화당 대선후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이 같은 보도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와 "도발 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만 7년째 해 온 한국 정치권과 안보 당국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국의 경우 北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의 실제 당사자임에도 정부, 정치권은 물론 국방부 등 관계 당국조차 '핵개발 예방조치'에는 아예 무관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