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면서도 '몰랐다?'…이상식 부산경찰청장 사과발표 7시간여만에…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선도 대상인 여고생과 각각 성관계를 한 사실을 일선 경찰서보다 부산경찰청이 먼저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경찰청의 '24일 SNS에 글이 올라오기 전에 사건보고를 받지못했다'라는 해명과는 다르게 부산의 모 청소년 보호기관은 지난 5월 9일 가장 먼저 부산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연제서 소속 장 모(31)경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부산청 담당자는 연제서 청문감사관실에 신고를 할 것을 권고했고 하루 뒤인 10일 장 경장은 "경찰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초 연제서가 밝혔던 "장 경장의 사표 수리 이후 청소년 기관 통보를 받았다"던 허위 보고와는 별도로 부산경찰청은 미리 이 사실을 알고서도 쉬쉬했다는 내용이 된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28일 오전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사과입장을 전하며 "경찰에 감추려고 하는 조직문화가 남아 있어 아쉽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특히 부산은 조직문화를 개방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러한 입장을 밝힌지 7시간여만에 부산청에서도 사전에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 날 오전의 이상식 청장의 해명과 사과가 황당한 상황을 넘어서 부산시민을 우롱한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부산경찰청은 이 부분과 관련해 "지난 9일 지방청 여청수사과 A모 경위에게 청소년 보호기관으로부터 상담전화가 걸려왔던 것은 맞으나, 전화를 받은 담당직원은 사건 내용이 경찰관의 품위손상이라고 판단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연제서로 안내를 한 것으로 결코 은폐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담전화가 많이 걸려와 해당직원이 이 내용을 기억못하고 있었으며 상담직원의 직계상사인 팀장과 수사팀장, 과장 등도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이며 "해당직원에 대해 보고누락 여부를 확인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선서 자체의 허위보고와 사실은폐와는 별개로 부산경찰청이 먼저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산청 내부의 보고체계와 더불어 '모르쇠'식의 후속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알았다면 '사건 은폐'가 되는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함'이 되는 것이다. 이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경찰 수뇌부의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지난 27일 연제서와 사하서의 서장 2명은 허술한 지휘와 관리 책임을 지고 대기발령 처분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부산경찰은 해당 사건의 전직 경찰관 중 사하경찰서 소속 김 모(33)경장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며, 연제경찰서 장 모(31) 경장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