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美존스홉킨스大 선임연구원 "리용호? 최소한 말은 통한다"
  • ▲ 김정은 정권에서 새로 외무상에 임명된 리용호의 과거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 정권에서 새로 외무상에 임명된 리용호의 과거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0년대부터 대미 외교를 맡으며 미국통(美國通) 알려졌던 북한 전문 외교관 출신 리용호가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됐다고 'AP통신', '미국의 소리(VOA)'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駐영국 북한대사관은 英정부에 통지문 형식으로 리용호의 취임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18일 'VOA'는 美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리용호의 외무상 임명이 美-北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VOA'는 北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맡았던 강석주가 지병으로 물러나면서 리수용 외무상이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 리용호 부상이 외무상으로 임명되면서 북한의 외교라인이 새롭게 개편됐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리용호는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를 비롯한 대미 협상에 참여하면서 워싱턴의 많은 정부 당국자, 전문가들과 접촉해 왔다고 한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 美국무부에서 북핵 협상에 참여했던 조엘 위트 美존스홉킨스大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서 "리용호를 20년 넘게 알아왔다"고 밝혔다.

    '조엘 위트'는 'VOA'에 "주요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이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엘 위트'는 또 "하지만 그가 다른 북한인들보다 더 유연하거나 더 합리적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으며, "북한인들은 세계를 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엘 위트'는 리수용이 대미 전문가이나 이번 외무성 발탁이 美-北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섣부른 판단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엘 위트'는 'VOA'에 "리용호의 임명으로 북한이 미국에 유화공세를 펼 것이라는 관측도 있겠지만, (리용호가) 발탁된 배경에는 다른 이유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그가 외무상이 되면서 임무들이 많아져 美-北 핵협상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용호를 2012년, 2014년 각각 뉴욕과 평양에서 만났던 '도널드 그레그' 前주한 美대사는 북한 김정은이 리용호를 외무상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미국과 대결이 아닌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그레그'는 'VOA'에 북한이 먼저 미국에 손을 내밀지, 그 반대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긍정적인 상황들에 북한이 유연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정은이 리용호를 북한의 외무상에 임명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의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아직 북한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식발표는 아직 안 나왔고 일부 외신에서만 이와 관련된 보도가 나갔다"며 "북한의 공식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리용호가 '미국통'이라는 분석과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유능하다고 남들이 평가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것을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