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DHS 산하 ICE, 2014년 1월부터 입국한 중남미 불법체류자 10만 명 강제퇴거 추진
  • 살인을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검거하는 DHS 산하 ICE 요원들. 참고로 미국 언론은 '인권'과 '국가안보'를 이유로 범죄자의 얼굴은 공개하지만 사법기관 요원의 얼굴은 철저히 가린다. ⓒ美DHS 공개사진-브라이트바트 보도화면 캡쳐
    ▲ 살인을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검거하는 DHS 산하 ICE 요원들. 참고로 미국 언론은 '인권'과 '국가안보'를 이유로 범죄자의 얼굴은 공개하지만 사법기관 요원의 얼굴은 철저히 가린다. ⓒ美DHS 공개사진-브라이트바트 보도화면 캡쳐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미국 사회에서 ‘좌익’으로 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불법체류자’에 관대한 정책이다.

    전 세계 좌익은 ‘코민테른(1919년 3월 러시아 공산당 인사들이 만든 국제 공산주의 동맹체제)’이 생긴 이래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어느 나라든지 이동할 수 있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정부주의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으로 들어온 불법체류자들에게 관대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바뀐 걸까. 美정부가 2016년 초에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들어온 불법체류자를 대거 추방할 계획이라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등 美현지언론들은 美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美정부가 2014년 1월 이후 2015년 말까지 불법 입국, 퇴거 명령을 받고도 돌아가지 않는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 10만여 명을 강제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美언론들은 “아직 국토안보부의 최종 승인은 나지 않았다”는 ICE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 작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美언론들은 “지난 2년 동안 미국으로 온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같은 중남미 출신들은 10만 명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불법체류자들이 멕시코에서 텍사스, 애리조나 등의 국경 지대를 통해 몰래 들어온다.

    참고로 멕시코와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으로 몰래 입국한 ‘불법체류자’들은 美사법당국에 들키면 ‘난민’ 신청을 한다. 하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들은 ‘난민’ 신청을 한 뒤 미국 곳곳으로 흩어져 ‘불법취업’을 한 상태로 살아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불법체류자 추방을 유예하는 정책을 폈다. 2013년까지 연 36만 8,644명이나 됐던 추방 인원이 2014년에는 31만 5,943명, 2015년에는 23만 5,413명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불법체류자들에게 관대한 정책을 펼치다 보니 불법체류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미국인 저소득층이 취업할 자리도 이들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멕시코와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 손을 잡고 마약을 밀매하거나 조직폭력배를 결성해 미국인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 사회도 멕시코와 중남미 불법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간의 관계, 미-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활동하는 마약 조직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한 각종 드라마와 영화도 나온다.

  • 영화 '시카리오(Sicario)' 예고편 가운데 한 장면. 베네치오 델 토로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해 아내가 참수당하고 딸은 염산통에 던져져 복수를 시작한 전직 멕시코 검사로 나온다. ⓒ유튜브 예고편 캡쳐
    ▲ 영화 '시카리오(Sicario)' 예고편 가운데 한 장면. 베네치오 델 토로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해 아내가 참수당하고 딸은 염산통에 던져져 복수를 시작한 전직 멕시코 검사로 나온다. ⓒ유튜브 예고편 캡쳐

    최근에는 美FBI 요원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벌이는 美국방부와 CIA의 비밀 전쟁에 끼어들어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시카리오’가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를 묘사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국토안보부도 결국 불법체류자에 대한 ‘관용’을 포기했다.

    국토안보부는 美언론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2015년에는 훨씬 적은 수의 불법체류자를 추방했지만, 전과자와 공공안전에 위협이 되는 불법체류자는 늘 중점 관리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각 주에 불법체류자 실태 파악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멕시코와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를 대거 추방할 것이라는 계획이 보도되자, 美공화당과 민주당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과 ‘좌익’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 계획을 강하게 비난하며 반발했다. 멕시코와 중남미 불법체류자들이 ‘난민’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공화당 대선후보와 지지 세력들은 미국 국경의 안전, 불법체류자로 인한 국가안보와 미국인의 일자리 문제 등을 내세우며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이들의 신속한 추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