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발전소 붕괴, 청년 정책 등으로 함경도 협동농장行…대북 확성기 중단시켜 ‘영웅’
  •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위해 찾아온 김양건, 황병서, 최룡해의 모습. 우측에 앉은 최룡해는 귀양을 갔고, 다른 둘은 '공화국 영웅'이 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위해 찾아온 김양건, 황병서, 최룡해의 모습. 우측에 앉은 최룡해는 귀양을 갔고, 다른 둘은 '공화국 영웅'이 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의 측근인 최룡해가 또 ‘귀양’을 갔다. 다른 측근인 황병서와 김양건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 24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 의원들에게 보고한 내용 중 일부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는 이날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그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룡해는 현재 함경도의 한 협동농장에서 ‘귀양살이’ 중이라고 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룡해가 귀양을 간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백두산 청년 발전소’가 붕괴한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부 정보에 따르면 ‘청년 중시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 ‘백두산 청년 발전소’가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나자 ‘귀양’을 가게 된 것이라고 한다.

    ‘백두산 청년 발전소’는 북한 선전매체들이 김정은의 치적 가운데 하나로 소개한 곳이다. 하지만 부족한 건축자재와 장비를 갖고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10월 10일)에 맞춰 준공한답시고 날림공사를 한 탓에 무너졌다고 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룡해만 ‘귀양살이’를 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일전에 알려진 것처럼 ‘목함지뢰 도발’ 이후 한국을 향해 포격을 했다 오히려 된통 당한 인민군 제2군단장 김상룡 또한 후방 지역의 9군단장으로 좌천된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유는 “작전 당시 보고가 늦었다”는 것이라고.

    최룡해, 김상룡과 달리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 덕분에 ‘뜬 인물들’도 있다고 한다.

  • 지난 8월,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도발 이후 대치 중 판문점에서 만난 황병서, 김양건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뉴데일리 DB
    ▲ 지난 8월,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도발 이후 대치 중 판문점에서 만난 황병서, 김양건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뉴데일리 DB


    북한 도발 이후 대치 상황이 이어지던 가운데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온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피를 흘리지 않고 확성기를 제거했다”는 것이라고. 북한은 이들의 업적을 선전하면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을 ‘8.25 대첩’이라 부르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이야기였다.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을 기획,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자리를 유지했고, 특수부대를 동원해 한국 DMZ 지역에 목함 지뢰를 매설하는 작전을 지휘한 임광일은 작전국장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이 같은 보고를 하면서 최룡해가 얼마 있지 않아 복권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두 번이나 ‘귀양’을 갔던 최룡해이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이 ‘큰 사고’는 아니기 때문에 평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국정원의 이 같은 보고는, ‘8.25 남북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당시 북한의 속내가 어떤 것이었는지, 이 공동보도문만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정부 일부 관계자들의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지를 보여준다.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있을 남북 당국 간 접촉 때 한국에서는 통일부 고위급이 대표로 나가는 반면 북한에서는 주로 민간단체와 교류하는 조평통 부장이 나온다는 점도 국정원의 보고를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