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정신을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사명감 가지고 모든 일정을 소화” 주장
  • 8일 정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희호 씨가 사람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일 정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희호 씨가 사람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씨가 결국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친서 등의 메시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 관광 다녀오려고 그렇게 소란스러웠느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희호 씨는 지난 5일 김포공항에서 이스타 항공의 전세기를 타고 북한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북한에 도착한 뒤 맹경일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일정을 시작했다.

    이희호 씨는 방북 첫날 평양 산원, 옥류 아동병원을 방문했고, 저녁에는 백화원 초대소 영빈관에서 열린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북한 측 인사는 6명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에는 평양에 있는 육아원, 애육원, 양로원을 방문했고, 7일에는 묘향산으로 가 국제친선박람관, 보현사 등을 찾았다. 저녁에는 숙소인 묘향산 호텔에서 만찬을 열고,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함께 식사했다.

    8일 아침에는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 맹경일 부위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11시 전세기 편으로 출발해 정오 무렵 김포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이희호 씨는 김정은은 물론 북한 고위관계자들을 아무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희호 씨는 8일 정오,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방북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희호 씨는 “이번 방북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려로 가능했으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편안하고 뜻있는 여정 마쳤다”면서, “저는 어떤 공식 업무보 부여받지 않았지만 6.15정신을 기리며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이희호 씨는 또한 자신의 방북 일정 동안 평양에서 애육원, 육아원을 방문했던 것을 설명한 뒤 “국민 여러분도 뜻을 모으셔서 6.15선언으로 선포한 화해와 협력, 사랑으로 하나됨의 역사를 이루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희호 씨는 이처럼 자신의 방북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했지만, 나흘 동안의 방북 기간 중 김정은과 만나지 못한 것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친서나 메시지도 전혀 받지 못했고 김정은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희호 씨와 그의 방북을 전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라고 보도한 언론을 향해 “전직 대통령 부인이 북한 관광 다녀오는 데 이렇게 떠들썩해야 하느냐”며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