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아파트 붕괴, 김정은 우상화 때문이었다
    "북한 아파트 붕괴 종종 있는 일… 노동신문에 실린 것이 처음일 뿐"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지난 13일 평양 고층 아파트 공사장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북한매체는 이례적으로 사고 소식을 대내외로 공개한 상황이다. 
     
    이 사고와 관련해 탈북민 박형순 씨는 노동신문에 사고 소식이 실린 점이 의아하다고 했다.
     박형순 씨가 북한에 살 당시 노동신문에서 봤던 사건사고 소식은 김일성 김정일의 사망 소식뿐이었다고 했다. 

    "노동신문에는 이 두 건 외에 북한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소식을 보도한 적이 없다. 남한이나 미국 등에서 일어난 사고는 보도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 소식은 전혀 보도되지 않는 것이 노동신문의 특징인데,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를 노동신문이 직접 보도한 점이 의아하며 그 속내가 궁금하다."

    박형순 씨는 "북한에서 아파트가 붕괴한 것은 처음이 아니고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7월 14일에도 평성시 구월동에서 아파트가 붕괴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당시 뉴포커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탈북민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몇 가지 증언을 한 바 있다.

    특히 한 탈북민은 아파트 붕괴 사고가 '김정은 우상화'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자재도 스스로 해결하라는 '자력갱생'

    평성 출신 탈북민 김홍진 씨는 아파트를 지을 때 기관 기업소 한 곳에서 지은 것이 아니라면서 "몇 곳의 기관 기업소를 지정하여 한 동씩 분할해서 짓도록 과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때문에 아파트 각 동마다 관할하는 기업소가 다르다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아파트를 짓는 방법도 자력갱생이었다. 정권에서 무조건 완공하라는 날짜를 정하고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할 것을 강조했다. 전문적인 건설 사업소에 맡긴 것도 아니고 일반 기업소에 맡기다나니 부실공사일 수밖에 없었다."

    김홍진 씨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자재도 없이 알아서 자력갱생하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시멘트 정량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면서 "사고가 난 아파트뿐만 아니라 북한 아파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시멘트가 정량을 채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파트가 붕괴한 것은 김정은 우상화 때문입니다."

    2012년 탈북한 이형덕 씨는 작년에 발생한 평성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평성에서 강동군까지 철도를 놨다면서 철도를 놓은 이유가 강동군에 위치한 김정은의 생가 우상화를 위해서라고 당시 인터뷰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강동군에서 태어났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 지역은 단군릉을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북한 정권은 1993년 10월 강동군에서 단군릉을 발굴했다고 발표했으며 매년 개천절 기념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하고 있다. 

    강동군에서 김정은이 태어났다고 선전하기 위해, 즉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군대를 동원해 철도를 내고 이 철도를 놓는 과정에서 백성들을 다 이주시키면서 이주민에게 살 곳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적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살 곳이 마땅치 않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아파트를 지어줬는데
    이 아파트가 붕괴했다는 것. 정권이 주민들의 살림집을 마련해줬다는 생색을 냈지만 결국 더 큰 참사를 불러온 셈이다. 

    이형덕 씨는 "당시 아파트 붕괴 소식은 남한 언론들에서 보도됐을 뿐 노동신문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이번 아파트 붕괴 소식은 북한매체가 직접 나서서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번 붕괴 사고는 김정은 우상화 때문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 평양 아파트 붕괴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인 북한 간부 / 노동신문. 뉴포커스DB
    ▲ 평양 아파트 붕괴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인 북한 간부 / 노동신문. 뉴포커스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