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도기간 속에서도 북한은 24일 김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을 맞아 김정숙 우상화에 초점을 맞춰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1917년 12월24일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김정숙은 1935년 김일성 빨치산에 합류, 1940년 김일성과 결혼했다. 김 주석과의 사이에서 김 위원장(장남), 김만일(둘째, 1947년 연못에서 익사),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을 낳았으며 1949년 9월 넷째 출산 중 사망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숙의 생일에 즈음해 "김정일은 김정숙의 유산"이라며 김정숙의 정신을 이어받아 '주체위업(3대 세습)'을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4일은 김정숙 동지의 생일 94주년"이라며 "이날은 태양절(김일성 생일), 2월 명절(김정일 생일)과 함께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된 가장 경사스러운 민족적 명절"이라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세상 어느 훌륭한 어머니들도 지니지 못한 숭고한 염원과 뜨거운 사랑으로 아드님(김정일)을 김일성 주석의 뜻대로 키우고자 지성을 다했다"며 "김정일 동지를 미래의 영도자로 키워 노동당과 조국 앞에 내세운 것이 김정숙 동지께서 남긴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정숙 동지는 투철한 수령관을 지니고 수령 결사옹위의 빛나는 귀감을 창조한 불굴의 혁명투사"라며 "수령 결사옹위 정신을 이어받아 김정은 동지를 충직하게 받들며 주체 혁명위업을 끝까지 계승 완성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 주석이 '혁명위업 계승'을 열렬히 바랐던 김정숙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생모 생일에 맞춰 김 위원장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김 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조선중앙방송은 올해 대성산열사릉에 있는 김정숙 동상을 찾아 조의를 표한 사람이 100여만 명에 달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임에도 김정숙 우상화에 열을 올린 것은 '주체 혁명위업 계승(3대 세습 완성)'과 '수령 결사옹위(체제 보위) 정신'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말미암아 김정은 통치를 정당화하는 문제가 시급할 것"이라며 "김정숙을 통해 `백두혈통'을 부각하고 김정은 결사옹위를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