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잡고 '쑥쑥'… 정세균, 호남 맹주될까

"전북은 정세균 대표님이 계시니…"

이 말을 들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더민주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나온 발언이다. 

광주 지역 인사들은 12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모여 '왜 호남과 광주는 더민주를 심판했고, 어떻게 하면 호남민심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더민주의 호남 선거 패배 원인으로 친노·친문 패권주의 반문재인 정서가 지적됐다. 동시에 김종인 대표의 셀프공천 파동과 더민주의 무능과 무기력, 오만 등도 함께 거론됐다.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친노패권·호남홀대론에 대해 정성을 다하지 않고 대응한 대가라 생각한다"며 "김종인 대표가 갖는 호남에서의 한계, 특히 (셀프공천) 2번은 민심이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탁영환 교수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세력들이 숨을 쉬고 화합해야 한다"며 "(셀프공천 파동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중앙위원회 가서 말 한 마디 하자 정리되는 것을 보고 역시 친노정당이구나,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호남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대표의 셀프공천보다 친노 패권주의의 문제점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구길용 전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더민주가) 수권정당으로서 능력과 비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질 선거였고, 져야 했던 선거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더민주가 호남민심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호남 지역을 위해 당내 중진급이 나서 진정성을 보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남에선 이개호 의원 혼자서는 힘드니 우상호 원내대표가 나서고 전북지역에선 정세균 의원이 거론됐다. 

김동훈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광주전남에선 이개호 의원이 열심히 하겠다만 혼자선 어렵다"며 "우상호 원내대표가 광주에 비대위원장을 하든지 해서 광주·전남 지역민들과 공무원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내밀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아가 "전북은 정세균 대표님이 계시니 적극 좀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전북 익산의 이춘석 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번에 원내 부대표에 임명된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당선자가 있음에도 서울 종로의 정세균 의원을 찾은 것이다. 

이에 정세균 의원은 "그간 정권교체 실패하고 수권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입법과 광주전남을 위한 예산 확보 및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호남민들과 소통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드리고 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2차적 책임이지만 책임의식을 갖고 광주·전남, 호남에서 저희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정세균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서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이기면서 주가가 뛰어올랐다. 이날 대담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호남의 맹주로 올라선 것 아닌가는 해석을 낳고 있다.